"1000원 내는 다회용컵, 제주에선 결국 접었다"…다시 일회용컵 체제로

오현지 기자 2024. 5.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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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제주 스타벅스에서는 1000원을 내고 이용하던 '다회용컵'이 사라지고 다시 평범한 1회용 플라스틱 및 종이컵으로 대체된다.

스타벅스를 포함해 다회용컵을 사용하던 50개 매장이 같은 상황이다.

제주 50개 매장에서 다회용컵 관리를 맡았던 비영리 법인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해서다.

지난해 제주에서 사용된 다회용컵은 399만 7000여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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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컵 관리' 비영리 법인 제주 사업 철수
제주 50개 매장 내달 4일부터 일회용컵…연간 400만 개 웃돌듯
행복커넥트 직원이 회수된 다회용컵의 소독, 고압세척, 살균건조 작업을 통해 다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업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2021.7.6/뉴스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6월부터 제주 스타벅스에서는 1000원을 내고 이용하던 '다회용컵'이 사라지고 다시 평범한 1회용 플라스틱 및 종이컵으로 대체된다. 스타벅스를 포함해 다회용컵을 사용하던 50개 매장이 같은 상황이다.

제주 50개 매장에서 다회용컵 관리를 맡았던 비영리 법인이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해서다.

2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다회용컵 공급부터 수거, 세척, 재공급을 맡아온 행복커넥트가 다음달 4일부터 제주 사업을 철수한다. 사유는 재정 부담으로 파악됐다.

행복커넥트는 SK행복나눔재단이 출연한 사회적 기업으로, SK텔레콤(017670)의 AI 기술을 활용한 다회용컵 순환 서비스 '해피해빗'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

다회용컵 보증금제는 1000원을 더 내고 다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구입한 뒤 반납하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제도다.

도내 다회용컵 보증금제 매장은 스타벅스 30개 전 매장을 포함해 총 62곳이다. 그중 도가 사업을 주도해 제도가 유지되는 우도 내 12개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50곳에서 당장 다음주부터 다회용컵이 사라진다.

지난해 제주에서 사용된 다회용컵은 399만 7000여 개다. 우도에서 한해 사용되는 다회용컵 2만여 개를 제외하더라도 1년에 400만개에 육박하는 일회용컵이 돌아오는 셈이다.

50개 매장은 제주에서 시범운영 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 매장으로 전환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보증금 300원인 컵을 반환하면 이를 돌려주는 제도다.

플라스틱 감축에 사활을 건 제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일회용품 사용 억제보다 '재활용'에 초점을 맞춰서다. 이마저도 제주에는 일회용컵 재가공 시설이 없어 제대로 된 재활용도 쉽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전국 의무화 철회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힘을 잃은 점도 우려를 더한다.

정부가 지난해 9월 지자체 자율시행 방침을 밝히면서 제주에서 보증금제에 참여하는 매장 비율은 96.8%에서 올해 1월 54.7%로 반토막 났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10월에만 71만여개에 달했던 반환컵 개수는 올해 들어 매달 30만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도는 행복커넥트의 다회용컵 세척시설을 인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상태다.

도 관계자는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국비를 들여 세척시설을 만든 우도를 제외하고는 민간에서 다회용컵 사업을 주도했기 때문에 사업 철회를 막긴 어렵다"며 "행복커넥트 세척시설을 도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환경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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