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KC 인증과 해외 직구

임은수 기자 2024. 5.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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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쇼핑 앱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한 해외 직구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내세우며 KC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해외직구 관련 혼선이 빚어진데 대해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정부의 대응 대책 부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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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수 세종취재본부 정부청사담당 부국장

최근 중국 쇼핑 앱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을 통한 해외 직구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내세우며 KC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어린이가 사용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 34개 품목, 화재 등 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일부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유해성분 노출 시 심각한 위해가 우려되는 생활화학제품 12개 품목의 직구를 원천 차단했다. 국가기술인증 제도인 KC(Korea Certification) 인증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제품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수입업체들은 KC인증을 받은 제품만 국내서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직구 금지령'에 국내 소비자와 정치권까지 가세해 과도한 규제와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3일만에 철회했다. 대통령실은 해외직구 관련 혼선이 빚어진데 대해 국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정부의 대응 대책 부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6월 중 안전성 검사를 실시해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들만 반입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KC인증 여부만으로 품목 자체를 금지시킨 것과 직구가 이미 저렴하게 소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분주한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 연합뉴스

그렇다면 KC인증은 안전한가. 그런 것만은 아니다. 1500명이 넘는 사망 피해를 입은 가습기 살균제 중에도 KC인증 제품이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앞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침대', 환경호르몬이 600배 초과돼 검출됐던 '물빠짐 아기욕조' 역시 KC인증을 받은 제품이었다. 특히 해외 직구한 어린이용 장신구에서 기준치의 278배에 달하는 중금속이 검출되는 등 피해가 늘어나면서 정부가 소통없이 섣부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나 싶다.

올해 해외직구 금액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사치품이 아닌, 자신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활용되는 일부 제품이나 한푼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기 위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막는 건 정부가 할일은 아니다. 늘어나는 해외직구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나와야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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