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밀어낸 이유 있다고?' 다이어, 돌파 허용 '1회'긴 한데...경기당 태클 성공 0.7회→뒤에서 2등
[OSEN=고성환 기자] 드리블 허용 단 1회. 예상치 못한 에릭 다이어(30, 바이에른 뮌헨)의 스탯이 주목받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이어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000분 이상 뛴 262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적은 드리블 허용(1회)을 기록했다"라며 다이어의 수비 스탯에 주목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리그 15경기에서 1167분을 소화했다. 그중 13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2경기는 교체 투입됐다.
다이어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6개월 단기 임대로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모두를 놀라게 한 깜짝 이적이었다. 그는 토트넘에서 풀백들에게도 밀리며 벤치만 지켰기에 바이에른 뮌헨행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반겼다. 당시 김민재가 2023 아시안컵에 합류하면서 센터백 보강이 절실했기 때문. 투헬 감독은 "다이어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다. 우리는 그를 센터백 자리에서 활용할 것이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 센터백, 그리고 스리백 전술에서 뛸 수 있다"라고 환영했다.
투헬 감독은 뱉은 말을 지켰다. 다이어는 꾸준히 중용되더니 김민재를 밀어내고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함께 주전 자리를 꿰찼다. 단숨에 완전 이적 옵션까지 발동됐다. 이제는 다음 시즌 무조건 팀에 남을 센터백 1순위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다이어는 분데스리가에서 단 1번밖에 돌파를 허용하지 않았다. 집중력 부족이나 좁은 수비 범위로 여전히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지만, 토트넘 시절과 비교하면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 수비 라인 자체가 낮아지니 다이어의 단점은 많이 가려지고 장점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다만 돌파 허용 스탯만 보고 다이어가 철벽 수비를 펼쳤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태클 시도 횟수까지 종합해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이어의 경기당 태클 성공은 0.7회, 태클 실패는 0.1회였다. 태클 시도 자체가 경기당 0.8번으로 평균 1회도 되지 않았다.
이는 1000분 이상 뛴 분데스리가 센터백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경기당 평균 태클 성공 0.6회, 태클 실패 0.1회를 기록한 카스텔로 뤼케바(라이프치히)만이 다이어보다 태클 시도가 적었다.
반면 김민재는 25경기에서 1971분을 뛰면서 경기당 평균 태클 성공 1.5회를 기록했다. 실패는 0.5회였다. 총 49회를 시도해 37회를 성공한 김민재다. 적게 시도하고 적게 뚫린 다이어와는 정반대 수치다.
결론적으로 다이어는 태클 자체를 시도하지 않다 보니 돌파 허용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출전 시간도 아주 짧은 편이었다. 물론 태클 12번 중 11번을 성공한 건 아주 뛰어난 수치다. 그러나 다이어가 좁은 범위를 책임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에서만 태클을 시도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다이어의 파트너인 더 리흐트 역시 22경기 1391분을 뛰면서 태클 시도 20회 중 15회를 성공했다. 경기당 평균 태클 성공 0.7회, 실패 0.2회로 다이어와 유사했다. 둘 다 후반기 들어 투헬 감독이 플레이 스타일을 소극적으로 바꾸면서 중용받은 만큼, 태클을 시도할 일 자체가 많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어찌 됐건 앞으로는 다이어-더 리흐트 듀오를 이번 시즌만큼 자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둘 다 물러나는 수비에 강점을 지녔고,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뒷공간 커버에는 약하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뱅상 콤파니가 온다면 둘 중 한 명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다이어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출전이 불발됐다. 그는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의 예비 명단 33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정말 잘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그와 함께 매우 행복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택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아주 조금 뒤처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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