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바이오융합 산단 부지·규모 ‘반토막’

황남건 기자 2024. 5. 2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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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개발 지원 핵심 기구인 ‘생기원 연구센터’ 통합·이전 지연
예산 부족에 행정절차도 못 밟아... 생기원 “과기부·기재부 설득 최선”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 기업들을 모아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산단 입주 기업의 기술 개발 지원 등 핵심 역할을 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 수도권 연구센터의 통합·이전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인천시와 생기원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25년까지 송도 11-1공구에 13만5천349㎡(4만1천평) 규모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생기원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케어·뷰티·의료기기 등 150개의 바이오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모으면, 관련 연구·제품화·수출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와 생기원은 지난해 5월 경기 부천·안산, 서울 등 수도권에 있는 생기원 연구센터 7곳을 이곳으로 옮기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생기원 수도권 연구센터 통합·이전이 불투명하다. 생기원 이전을 위한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시와 생기원 등은 생기원 수도권 연구센터 건립을 위해 1천200억원(추정)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이전 예정부지 6만7천여㎡(2만여평)의 조성 원가도 800억원에 이른다. 만약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해도 1천억원 이상의 건립비가 필요한 셈이다.

이같은 예산 문제로 생기원은 타당성 용역 등 기본적인 행정절차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의 생기원 이전 심의 통과도 불확실하다. 중앙 정부는 생기원 수도권 연구센터를 굳이 인천에 옮길 필요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중앙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기조와도 맞지 않다.

이 때문에 시는 바이오융합 산단 조성 사업의 축소만 거듭하고 있다. 시는 생기원 통합·이전을 위해 바이오 관련 중견기업 부지는 아예 없애고, 유치할 중소기업 수도 100곳으로 줄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계획이 바뀌면서 산단 분양은 올 하반기로 미뤄지고 있다. 앞서 시가 지난 2021년 수도권에 있는 바이오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를 한 결과 159곳의 중소기업이 25만6천㎡(7만7천575평)을 원했다.

정해권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장(국민의힘·연수1)은 “생기원과 연계해 중소 바이오 기업 육성이 이뤄질 사업인데, 생기원 이전이 지지부진해 바이오융합 산단이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기원 이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생기원 관계자는 “생기원 수도권 연구센터가 송도로 이전하면 바이오 기업 기술 개발 지원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며 “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과기부 및 기재부 설득에 나설 것”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생기원 이전을 위한 각종 행정절차 기간을 계산한 결과 2032년엔 생기원 건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생기원 통합·이전을 전제로 바이오 기업 유치 등에 먼저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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