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본 '반가사유상'과 '생각하는 사람'…동서양의 '사유'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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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면 사색을 대표하는 동양의 '반가사유상'과 서양의 '생각하는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신상철 작가의 회화 '사유의 기억' 시리즈다.
신상철 작가는 "작품의 주제는 기억"이라며 "익숙하던 것을 낯설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잊고 있었던 기억을 환기하고자 했다.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 등 대조적인 걸 보여주지만 결국 사회는 공존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상철 작가는 소통 언어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작품 속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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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모음 활용한 '비너스' 눈길
꽃 소재로 한 '000에게' 시리즈 선보여
6월 11일까지 맨션9 갤러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사색을 대표하는 동양의 ‘반가사유상’과 서양의 ‘생각하는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신상철 작가의 회화 ‘사유의 기억’ 시리즈다. 형태는 익히 알고 있는 그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ㄱ, ㄴ, ㄷ’과 ‘ㅏ, ㅑ, ㅓ’ 등 자음과 모음을 조형요소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반가사유상 뒤로는 생각하는 사람 그림자가 보이고,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 뒤로는 반가사유상 그림자가 보인다. 신상철 작가는 “작품의 주제는 기억”이라며 “익숙하던 것을 낯설게 보이도록 함으로써 잊고 있었던 기억을 환기하고자 했다. 동양과 서양, 남성과 여성 등 대조적인 걸 보여주지만 결국 사회는 공존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면 깊숙이 존재하던 기억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6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맨션9(MANSION9)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신상철·박소희 2인전 ‘사색 contemplation’이다.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진다’는 의미를 지닌 ‘사색’(思索)은 시대와 지역을 아우른다. 변승연 큐레이터는 “지나간 경험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으로서 내면에 존재한다”며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잊고 있던 기억을 되새기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는 한 세대를 아우르며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영향력 있는 유명인이나 조각들이 소재로 등장한다. 신작 ‘비너스’도 마찬가지다. 동서양의 대표적인 미인 이미지를 교차시켜 ‘아름다움’(美)을 나타냈다. 자음과 모음으로 표현한 ‘비너스’의 그림자는 신윤복의 ‘미인도’이다. 한글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알파벳으로 나타낸 테디베어 등도 있다. 신 작가는 “언어는 각 나라의 의사소통을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글뿐 아니라 여러 문자로 치환할 수 있다”며 “남성은 거친 붓질로, 여성은 부드럽게 그리는 등 페인팅 작업에서도 끊임없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수년간 전통 회화와 보존에 관한 연구를 비롯해 여러 문화유산을 복원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려시대 ‘제석천도’를 재해석해 선보인다.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 ‘제석천’ 뒤로 꽃의 단면이 후경으로 등장한다. 비단을 염색하고 벼루에 먹을 갈아 정성스럽게 채색해 탄생한 작품이다. 제석천이 입고 있는 옷에 반짝반짝 빛나는 무늬는 실제 금가루를 입혔다. 변 큐레이터는 “작가는 섬세하게 채색한 작업의 전 과정을 수행의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며 “옛 가르침 앞에서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는 사유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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