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객행위에 바가지 논란 멍드는 회시장·거리… 지자체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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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낮 12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해양단지.
시흥시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으로 활동 중인 30대 A씨는 "평일 낮에는 덜한데 관광객이 몰리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이면 식당들의 호객행위가 다시금 고개를 든다"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호객행위는 고객의 정상적인 영업장 선택권을 침해해 관광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인회가 협조적이라 조금씩 개선이 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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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호객행위 현장 단속원 투입
"저녁·주말이면 호객행위 고개"… 60건 적발
소래포구는 바가지 상술 논란 뒤 자정 노력
23일 낮 12시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해양단지. 바다를 방조제로 막아 형성된 바닷가 상가 거리엔 50여 개의 횟집과 조개구이, 해물 칼국숫집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음식점 간 과잉경쟁에 따른 호객행위에 대해 시흥시가 최근 단속의 칼을 빼 들어서인지 음식점 사장과 직원들은 관광객들에게 가볍게 인사만 건넬 뿐 호객행위는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 거리는 과잉 호객행위로 안전사고 위험이 컸던 지역이다. 상인들이 음식점 입구를 넘어 차가 들고 나는 주차장까지 다가와 큰 소리로 고객들을 가게로 유인했다. 상인 간, 또는 상인과 고객 간에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잦았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호객행위는 근절되지 않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흥시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으로 활동 중인 30대 A씨는 “평일 낮에는 덜한데 관광객이 몰리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이면 식당들의 호객행위가 다시금 고개를 든다”고 말했다. A씨는 “음식점 관계자들이 주차장이나 도로까지 나와 손님들에게 말을 거는 등 위험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회거리에서 해산물 좌판을 운영 중인 60대 B씨도 “관광객이 몰리면 식당 간 경쟁이 붙어 호객행위를 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시흥시는 “호객행위로 불편하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올해 1월부터 오이도에서 호객행위를 단속하는 식품감시원 1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한 달에 28일간 점심시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2인 1조로 상시 점검을 벌인다.
지난해까지 계도 위주의 활동만 벌였지만 호객행위가 근절되지 않자 처벌 위주의 단속으로 강화한 것. 단속 대상은 고객을 가게 안으로 유인하기 위해 먼저 말을 걸거나 신체 접촉, 이동 방해 등의 행위다. 이달까지 식품위생법 위반(영업자 등의 준수사항)으로 60건을 적발해 과태료 부과, 특별위생점검 등의 조치를 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호객행위는 고객의 정상적인 영업장 선택권을 침해해 관광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인회가 협조적이라 조금씩 개선이 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도 수도권 대표 어시장인 소래포구종합어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바가지요금과 강매, 지나친 호객행위, 계량기(저울) 관리 상태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이다. 남동구는 지난 2월 28일 상인들이 정확한 무게를 알려주지 않고 대게 두 마리 가격을 37만8,000원으로 부르거나 수산물을 강매하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다음 날부터 합동점검에 나섰다. 3월 한 달간 월 1회~주 1회 부서별 개별 점검을 주 2회 이상 합동점검으로 강화해 실시했다.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자 상인회도 자정에 나섰다. 가격표시나 호객 행위 규정을 위반한 점포에 대해 자체적으로 영업 정지 15일 처분을 내렸고, 저울 눈속임이나 수산물 바꿔치기 등이 3회 적발 시 어시장에서 퇴출하도록 영업 규약도 개정했다.
안산시도 매년 여름 휴가철이면 해양 관광지인 대부도와 구봉도 일원 상가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시는 캠페인을 통해 상인회 등에게 “바가지요금을 비롯해 요금담합, 호객행위 등 물가안정을 해치는 부당 상행위를 말아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늘어나는 해양 관광객들이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위법한 상행위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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