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03> 동래부산도병(東萊釜山圖屛)

이준혁 부산박물관 유물관리팀 학예연구사 2024. 5. 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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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뚝 솟은 산과 그 아래 마을, 또 바다를 마주한 모습은 옛 지도와 그림 속에 나타나는 부산의 고유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돛배와 함께 묘사된 증기선, 조선 시대에는 보이지 않던 관아 건물 등이 그려진 모습 등은 부산의 고유함 속에 새로운 전환기인 '개항기 부산'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동래부산도병'은 개항기 부산의 주요 산과 하천, 성곽 및 진영·사찰 등 주요 시설과 그곳을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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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개항기 부산 모습 담은 10폭짜리 병풍

우뚝 솟은 산과 그 아래 마을, 또 바다를 마주한 모습은 옛 지도와 그림 속에 나타나는 부산의 고유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돛배와 함께 묘사된 증기선, 조선 시대에는 보이지 않던 관아 건물 등이 그려진 모습 등은 부산의 고유함 속에 새로운 전환기인 ‘개항기 부산’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산박물관 소장 ‘동래부산도병’(부산광역시 문화유산자료·사진)은 이러한 개항기 부산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는 유물이다.

‘동래부산도병’은 회화식(繪畵式) 지도로, 10폭의 병풍으로 되어 있다. 제1폭에서 10폭까지 다대진·몰운대, 절영도, 오륙도·영가대, 수영, 서원, 읍성 내 동헌·객사, 향교, 온정·구포, 범어사, 금정산 등 당시 동래부(東萊府)와 부산부(釜山府) 전역을 아우른다. 산수의 형상, 성곽 주변 경물, 사원, 항만, 선박 등이 능숙하게 묘사되고, 당시 부산의 지명이 덧붙여져 있다. 그리고 각 폭마다 독립된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동래부산도병 제 2폭을 확대한 모습. 부산박물관 제공


또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가대 앞바다에서 노를 젓는 인물들과 우암포에 배를 정박하는 사람, 수영 앞에서 배를 타고 있는 사람, 탄교를 지나는 갓 쓰고 도포 입은 인물, 지팡이를 짚고 광제교를 지나는 사람, 나귀를 타고 마비현을 지나는 사람들, 읍성 남문으로 나귀 타고 가는 선비와 이를 뒤따르는 동자 등을 볼 수 있는데, 자못 산수화의 일면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이 작품은 일본의 국기가 걸린 증기선이 그려져 있는 점, 관아 건물로서 일관(日館: 개항기 일본의 전관거류지)·동래감리서(東萊監理署) 등이 표기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1900년 전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하단의 낙관과 인장을 통해 ‘효산(曉山) 박주익(朴柱益)’이란 화가의 그림으로 추정되지만, 이 화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이처럼 ‘동래부산도병’은 개항기 부산의 주요 산과 하천, 성곽 및 진영·사찰 등 주요 시설과 그곳을 터전으로 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특히 증기선 출현과 일본 전관거류지 등은 새로운 혹은 이질적인 문화를 맞닥뜨리는 당시 부산의 한 모습으로 인상적이다. 우리가 상상 속에서 그려야만 했던 100여 년 전 개항기 부산 모습은 부산박물관 부산관 근대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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