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돌아온 롤랑가로스, 1회전 완패에도 팬들은 ‘라파 라파!’ 환호···파리올림픽을 언급한 나달 “여기 다시 돌아오길 희망한다”
‘흙신’의 패색이 짙어지자, 경기장에 있는 모든 관중들이 일제히 ‘라파’를 외쳤다. 롤랑가로스를 수호하는 신의 가호를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 그리고 프랑스 테니스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선수. 모두가 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이 극적으로 일어나길 바랬지만, 아쉽게도 나달은 전성기 때 그 폼이 아니었다.
2년 만에 돌아온 앙투카 코트에서, 나달의 도전은 아쉽게도 첫 판에 끝났다.
나달은 27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에 세트스코어 0-3(3-6 6-7 3-6)으로 패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카스페르 루드(7위·노르웨이)를 꺾고 통산 14번째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던 나달은 이후 고관절 부상으로 고생하며 지난해에는 불참했고, 올해 다시 돌아왔으나 첫 판에서 짐을 쌌다. 공교롭게도 나달이 2년전 이 대회 4강에서 만났던 선수가 바로 츠베레프였다. 당시 츠베레프는 경기 도중 발목을 크게 접질러 기권했고, 회복을 위해 오랜기간 코트를 떠나 있어야 했다.
이날 경기가 나달과 팬들에게 갖는 의미는 컸다. 나달은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25일 공식 인터뷰에서는 “예전에 비해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 그래서 더 자신감이 생긴다”며 “(은퇴 시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겠지만 오늘 당장 올해가 마지막 프랑스오픈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고 은퇴 시기를 미룰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론 나달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도 말했다. 만약 나달의 말처럼 올해가 마지막이라면, 이번 대회는 나달의 마지막 프랑스오픈이 될터였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은 물론이고 여자 세계랭킹 1위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까지 경기장을 찾아 나달의 경기를 관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경기는 모두의 예상대로 츠베레프의 우위로 흘러갔다. 츠베레프는 1세트 나달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5-3까지 리드를 이어갔고, 이어진 나달의 게임을 4번의 듀스 접전 끝에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이날 경기 최대 분수령이었다. 나달이 게임스코어 2-2에서 츠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내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하지만 이후 츠베레프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갔고, 4-5에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결국 5-5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6-6까지 이어가 타이브레이크로 접어든 경기는 츠베레프가 접전 끝에 7-5로 이겨 2세트도 따냈다. 기세를 탄 츠베레프는 3세트도 6-3으로 제압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보통 경기가 끝난 후에는 승자만 코트 인터뷰를 하기 마련인데, 이날은 승자인 츠베레프와 패자인 나달의 코트 인터뷰가 모두 진행됐다. 먼저 인터뷰에 나선 츠베레프는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우선 나달에게 감사하다. 매우 영광이었다”며 “난 어린 시절 내내 나달이 경기하는 것을 지켜봤고, 프로가 되었을 때 운이 좋게도 라파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난 운이 좋게도 이 아름다운 코트에서 그와 두 번 경기할 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은 내 순간이 아닌, 나달의 순간이다”라며 나달을 위해 짧게 인터뷰를 마쳤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나달은 공식 인터뷰에서처럼, 마지막 무대냐는 질문에 애매한 답을 내놨다. 나달은 “만약 오늘이 (프랑스오픈에서) 내 마지막 시간이었다면, 잘 즐겼다”며 “참 말하기가 어렵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금 말하기 어렵다. (롤랑가로스에서) 다시 뛰지 않을 것이라는 쪽의 비율이 높지만, 100%라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 나달은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앙투카 코트를 밟고 싶다는 뜻은 강하게 내비쳤다. 나달은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 이 코트로 다시 돌아오길 희망한다”며 “그것은 내게 동기를 부여한다. 그것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다. 정말로 잘 준비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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