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자연사박물관의 경쟁력과 공룡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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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의 스타는 공룡이다.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력은 어떤 공룡 화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둘러싼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도 치열하다.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중 톱스타는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의 'SUE'(FMNH PR 208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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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박물관의 스타는 공룡이다.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력은 어떤 공룡 화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최고 인기는 역시 티라노사우루스(T. rex)다. 그래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둘러싼 자연사박물관의 경쟁도 치열하다.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중 톱스타는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의 'SUE'(FMNH PR 2081)다. 1990년 수전 헨드릭슨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헬크릭층'에서 발견했다. 그래서 이름이 SUE다. 이 화석의 보존율은 90%나 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뼈 약 380개 중 250개가 있다. 그러나 발굴 직후 소유권 문제로 5년 동안 법적 소송이 치열했다. 결국 1997년 화석 발견지의 땅주인 윌리엄스가 이겼다. 윌리엄스는 이 화석을 잽싸게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맡겼다. 1997년 10월 SUE가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 나왔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경매를 위해 15억원을 준비했다. 경쟁자 필드뮤지엄은 돈이 없어 경매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 같다며 엄살을 부렸다.
하지만 은밀히 디즈니와 맥도날드로부터 후원을 받아냈다. 필드뮤지엄의 연막작전과 깜짝 공세에 스미스소니언은 20분 만에 포기했다. 최종 경매가는 840만달러. 당시 환율로 83억원. 아무도 예상 못한 높은 가격이었다. 매입 후 'SUE'의 뼈대 정리에만 전문가 12명이 3만시간을 썼다. SUE의 몸길이는 12.3~12.4m, 엉덩이 높이는 3.66~3.96m다. 머리가 하도 커서 보잉의 항공기용 장비로 CT스캔을 했다. 사망 당시 나이는 약 스물여덟 살.
그다음 스타 화석은 'Stan'(BHI3033)이다. 발견자는 스탠 새크리슨(Stan Sacrison)이다. 1987년에 발견돼 1992년 발굴을 완료했는데 머리뼈가 39개 조각으로 분해돼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 덕에 머리뼈의 형태가 가장 정확하게 보존돼 있었다. 보존율은 70~75%. 화석회사는 캐스트를 30개 이상 제작해 개당 10만달러에 팔았다. 그래서 많은 박물관에 이 전시물이 있다. 그러나 형제간 경영권 다툼 때문에 Stan의 골격이 2020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나왔다. Stan은 사상 최고가인 3180만달러에 낙찰됐다. 이건 기록이었다. 낙찰자는 개관 예정인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 자연사박물관이었다.
다음은 '완켈렉스'(Wankel rex·MOR 555)다. 발견자는 아마추어 화석 발굴가인 캐시 완켈, 발견장소는 역시 헬크릭층이 있는 지역이다. 그녀는 1988년 가족들과 하이킹하러 갔다가 이 화석을 발견했다. 정원삽과 잭나이프로 약간 땅을 팠다. 그랬더니 가장 완벽한 티라노사우루스의 팔 화석이 나왔다. 1990년 로키스박물관 팀이 발굴작업을 완료했다. 보존율은 80~85%, 군부대 땅이라 미 공병대가 소유권자다. 스미스소니언은 2013년 6월 미 육군 공병대와 이 화석의 50년 임차계약을 했다. 그리고 화석 이름을 '국보급 티라노사우루스'(Nation's T. rex)로 바꿨다. 화석은 캐나다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화석 준비업체 RCI로 보냈다. 이 화석을 새롭게 연출하는데 꼬박 4년이 걸렸다. 전시기법과 디자인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019년 6월 화석전시실이 문을 열었다.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깜짝 놀랐다. 티라노사우루스가 트리케라톱스의 목을 물어뜯으면서 그 심장에 한쪽 발을 쑤셔넣고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장면이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난폭하고 무시무시한 공룡 제왕의 모습이다.
2024년은 공룡연구 200주년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오는 8월25일까지 '세계 최대 티라노사우루스 특별전'을 연다. 여기서는 '스코티'(RSM P2523.8)를 볼 수 있다. 스코티는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중 가장 큰 표본이다. 길이 13m, 골반 높이 4.5m에 무게는 약 8.8톤이다. 1991년 캐나다 서스캐처원에서 발견됐는데 발굴 및 조립에 20년이 걸렸다. 티라노사우루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 가볼 것을 권한다.(사)과학관과문화 대표, 공학박사 권기균)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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