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우리나라 플랫폼의 중요성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2024. 5. 28.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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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우리나라 플랫폼기업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인 라인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동등한 지분을 갖고 있는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 정부의 행동에서 촉발된 논쟁이다. 야당은 일본이 소중한 우리 기업을 강탈해 가려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정부·여당은 정쟁이나 외교적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한다. 국민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본 기업과 협력을 선택한 네이버의 경영적 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양한 목소리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플랫폼의 중요성,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플랫폼기업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는 이번 일이 국익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만약 있다면 수출기업도 고용창출기업도 국가전략산업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역할을 담당해왔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일본 시장에서 국민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태국, 대만 등에서도 1위 사업자로 전 세계 2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했다. 메신저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의 기술과 운영은 주로 우리나라 인재들의 역할이었다. 만화의 본고장 일본에서도 웹툰서비스를 성공시켜 우리나라 웹툰작가들과 종사자들의 무대를 세계로 확대했다.

한편 일본 정부 입장에선 국민들의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한국에 의존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사실 일본은 선진국 중 디지털전환 속도가 가장 떨어지는 국가 중 하나다. 코로나 때 문제점을 극명히 느낀 이후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우리 스타트업들에도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플랫폼은 디지털경제의 총아로 글로벌 경쟁강도가 높다.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자국 플랫폼기업을 보유한 국가는 많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좋은 플랫폼기업과 스타트업이 있다는 것과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국익에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플랫폼이 국익에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부각되는 것은 조금 낯설기도 하다. 사실 정치권에서 플랫폼은 진흥보다 규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독과점적 기업이라며 여야 할 것 없이 규제방안을 쏟아냈다.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발의한 플랫폼 규제법안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자율규제를 강조하던 정부도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플랫폼독점규제법안을 추진한다. 공정경쟁을 감시하는 공정위의 활동도 대기업보다 플랫폼기업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는 디지털경제 영역에서 우리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인데 규제를 우선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규제의 모범사례처럼 좇아가는 유럽은 이미 미국 기업의 '디지털 식민지'로 전락했다. 단적인 예로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미국 시장보다 유럽이 더 높을 정도다. 때문에 글로벌 기업에 대한 규제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좇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

물론 플랫폼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 하고 적절한 제재도 필요하다. 우리 기업이라고 해서 잘못을 눈감아줄 이유도 없다. 그렇지만 우리 플랫폼기업이 경쟁력이 있어야 소비자에게도 중소상공인에게도 더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수수료문제 하나만 봐도 우리 플랫폼기업에 있는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전 세계는 또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의 등장을 앞뒀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초거대 범용 인공지능은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 기업들도 경쟁과 차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모두 도태되고 나면 규제 외에 남은 수단은 없을 것이다. 규제보다 육성을 우선할 때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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