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체험·게임… 장충단길 ‘힙’ 매력에 흠뻑
남소영광장에 각종 즐길 거리 마련
수공예품 등 파는 플리마켓도 인기
시민들 몰리며 상권에 새로운 활력
푸드 페스티벌·도심 캠핑 등 계획도
2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를 나서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인 ‘태극당’ 본점 앞 녹지 공간에 오색 빛깔 빈백(bean bag)이 놓여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빈백에 기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 곁에서는 어린이 한 무리가 현장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딱지치기와 색판 뒤집기, 신발 바구니 넣기 놀이를 하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여유 만끽 23일 서울 중구 남소영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빈백에 기대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23∼24일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인근 남소영광장과 장충단길 일대에서 ‘놀이터’를 주제로 봄 행사를 개최했다. 중구 제공 |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23~24일 남소영광장과 장충단길 일대에서 ‘놀이터’를 주제로 행사를 열었다. 빈백이 설치된 피크닉존과 조명을 활용한 조형물 포토존을 조성해 봄 소풍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필름카메라 체험과 드로잉, 꽃다발·썬캐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여는 한편 먹자골목 내부에는 스티커 사진기와 경품을 지급하는 스탬프 투어 부스를 설치해 시민의 방문을 유도했다.
시는 2022년 장충단길을 ‘로컬브랜드 상권’으로 선정해 매년 상권 홍보 행사를 열고 있다. 남산 아래 국립극장, 장충단공원, 장충체육관 등 역사자원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신라호텔 등 풍부한 배후수요를 활용해 일대를 서울 중심부 관광상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장충단길에는 태극당과 족발·냉면 등 유서 깊은 노포가 몰려 있지만, 상권의 정체성이 단순히 ‘레트로’에 국한된 건 아니”라며 “도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권이 바로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둘러본 장충단길은 낡은 것과 새것이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쌀과 참기름을 파는 오래된 방앗간과 낡은 이용원 지척에 20대 대표들이 전통주를 빚어 파는 ‘힙’한 요리주점이 위치한 식이다.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한 골목에 자리한 영세 제조업장에서 흘러나오는 ‘찰카닥 찰카닥’ 기계 소리에선 서울 도심 한복판 속 신구가 조화된 독특한 개성이 느껴졌다.
시는 이 일대에서 6∼7월 장마 활력 이벤트와 9월 푸드페스티벌, 10월 도심 속 캠핑 등 계절별 특성에 맞는 이벤트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상인들은 ‘머물고 싶은 상권’을 조성하려는 시의 노력에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이날 남소영광장에서 플리마켓 부스를 열고 벌꿀 제품 판매에 나선 양봉가이자 벌꿀 제조업체 ‘꿀건달’ 대표인 원강효(35)씨는 “장충동에서 나고 자랐고 올해 초 장충단길 상권 끝자락에 벌꿀 매장을 마련했다”며 “과거엔 장충동 상권의 상징이 태극당과 족발뿐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이 장충동을 즐기며 오랫동안 시간을 보낼 만한 장소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향이 지속된다면 상권 전체가 활력을 찾고, 신구 세대의 상생으로 이어지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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