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에 흔들렸지만 감독 마음을 흔들었다

김하진 기자 2024. 5. 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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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발 후보로
다시 기회잡은
롯데 김진욱
롯데 김진욱이 지난 25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포수로부터 공을 받고 있다. 롯데 제공


제구력 문제로
신임 못얻고 엔트리 불발
2군 2G 연속 호투 후
첫 1군 등판 4이닝 완벽투
김태형 “선발로 잘해줘
한번 더 볼 것”


롯데 좌완 김진욱(22)이 닫혀 있던 사령탑의 마음을 드디어 열었다.

김진욱은 지난 2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올시즌 처음 등판해 4.1이닝 5안타 1볼넷 5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만 보면 완벽했지만 5회 흔들리며 실점한 건 감점 요인이었다.

김진욱은 사령탑이 꺼낸 가장 마지막 카드였다. 김진욱은 올시즌을 앞두고 주형광 투수코치가 가장 살리고 싶어 한 투수 중 하나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선발 후보에 올려뒀다. 한현희와 함께 5선발 후보였다.

김진욱 스스로도 비시즌 동안 일본 돗토리현의 월드 윙 트레이닝센터를 방문해 몸을 만들면서 노력을 했다. “생각이 많다”라는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스프링캠프 동안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도 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흔들리는 제구력 문제로 신임을 얻지 못했다. 시범경기 2경기에 나가서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결국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 내려가서도 한동안 제구를 잡지 못했고 김태형 감독은 “지금 기다려 보고는 있는데 중간 계투로 쓰기도 쉽지 않다. 제구가 안 좋아서 볼을 자꾸 던지게 되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머릿속에 믿음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5월부터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투수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9일 KT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14일 NC전과 19일 한화전에서는 2경기 연속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사사구가 없었다. 한화전에서는 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

일단 1차 테스트는 합격점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김진욱이 선발 투수로서 너무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다음 날에도 “잘 던졌다. 2군에서 계속 좋아지고 있었다. 승리를 놓친 게 아쉽지만 그래도 자기 공을 잘 던졌다”고 했다.

‘자기 공’을 던진 부분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그렇게 던져야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와야 승부가 되지 않나. 변화구, 직구로 카운트를 잘 잡았다”고 했다.

김진욱은 1군 엔트리에 남았다. 김 감독은 “다음 주에 한번 더 볼 것”이라고 했다. 로테이션대로라면 김진욱은 31일 사직 NC전에서 두번째 기회를 받는다. 또 다른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제, 드디어 문은 열렸다. 문 안으로 들어가는 건 김진욱이 해야 할 몫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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