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산층도 5집 중 1집은 적자… 고물가·고금리의 우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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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중산층 가구 다섯 중 하나는 벌이보다 지출이 큰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비율은 18.2%로, 직전 분기보다 3.4%포인트 올랐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17.1%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의 고통이 저소득층은 물론 우리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의 삶까지 옥죄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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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마이너스 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고물가·고금리로 써야 할 돈은 크게 늘었는데 소득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월평균 가계지출은 1년 전보다 2.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가계소득은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오히려 1.6% 줄어 1분기 기준으론 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밥상 물가인 식료품·비주류음료 가격은 1년 새 7.2% 올랐고, 고금리로 월평균 이자비용도 1년 전보다 11.2% 늘었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는 1.3%의 ‘깜짝 성장’을 했고, 국내외 기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중산층과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 있다. 수출이 7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의 제약으로 내수 회복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인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안정적 소득의 원천인 질 좋은 일자리도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정부는 매주 여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비상’이라는 명칭을 빼고 ‘경제관계장관회의’로 바꿨다. 하지만 정상 상태라고 선언하기에는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반도체에만 기댄 수출은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회복세가 아직 빠르지 않고 하반기엔 수출경기 하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 회복과 중장기 과제를 위해 투입해야 할 재정 여력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물가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경제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더욱더 비상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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