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주운 여고생들 '300원' 긁었는데···"감동" 칭찬 쏟아진 이유

JIBS 보도, 10대 여학생들 덕분에 분실 신용카드 되찾아

제주도에서 60대 남성이 분실한 신용카드를 습득한 여학생들이 19일 편의점에서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JIBS 보도 화면

[서울경제]

제주도에서 60대 남성이 분실한 신용카드를 10대 여학생들의 배려와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되찾은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줬다.

27일 JIBS 보도에 따르면 60대 남성 한 모 씨는 지난 19일 오후 9시 21분경 ‘카드 승인, 300원 일시불, OO 편의점’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당시 신용카드를 분실한 사실을 몰랐던 한 씨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빠져나간 것으로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다음 날 옷 주머니에 있는 줄 알았던 신용카드가 없어진 사실을 깨달은 한 씨는 농협은행 제주도청지점으로 전화를 걸어 분실 카드 등록을 요청했다. 그러자 은행 측에서는 “마지막 결제 장소가 OO 편의점이고, 결제 금액이 소액인데 한 번 가 보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다.

편의점을 찾은 한씨는 잃어버렸던 신용카드가 동전 300원과 함께 들어 있는 비닐 지퍼 백을 받았다. 편의점 내부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여학생 2명이 해당 카드로 300원 짜리 막대 사탕 하나를 결제하고 편의점 계산대에 무언가 놓고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한씨가 편의점 직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여학생들은 카드 결제 알림 문자에 결제 장소가 표시된다는 점에 착안해 카드 주인을 찾아주려고 300원 짜리 사탕을 산 것이었다. 여학생들은 편의점 직원에게 “신용카드 주인이 찾아오면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한 씨의 카드와 함께 자신들이 사용한 금액인 300원 짜리 동전도 함께 돌려줬다.

편의점 직원은 JIBS에 “문자가 신용카드 주인에게 가면 그분이 이 편의점이라는 것을 알고 찾으러 올 거라고 해서 결제한 것”이라며 “착하기도 하고 양심적이기도 하고 저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다른 사람의 카드를 사용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누군지 연락이 닿는다면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마음을 나타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