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4회 연속 감독 잔혹사 … 믿을 것은 류현진, 채은성 등 고참들 분발 뿐!
한화, 최근 4명의 사령탑이 모두 중도하차
업그레이드 전력에도 나아지지 않는 성적 치명적
류현진, 안치홍, 채은성, 김범수, 박상원 등 주축 전력 집단 부진
그나마 문동주 부활이 큰 위안
베테랑 중심 선수들 살지 않으면 감독 교체도 효과 없을 듯
[파이낸셜뉴스] 한화 이글스의 중도 하차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벌써 4회 연속이다. 작년 5월 12일과는 불과 얼마 차이도 나지 않는다.
3년 계약을 한 감독이 1년만에 사퇴를 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여기에 대표이사까지 동반 사퇴를 했다. 초유의 일이다.
성적에 대한 극심한 조급증과 스트레스가 빚어낸 릴레이 사퇴였다. 한화는 최근 15년 동안 가을야구는 2018년 한 번뿐이고 꼴찌는 8번이나 했다. 최근 5년간 '9-10-10-10-9위'에 그쳤다. 한화 팬들을 소위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1999년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 구대성 등이 버티고 있었던 당시 우승 이후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햇다.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성적을 내기 위해서 수많은 레전드 감독을 모셔왔다. 김인식, 김응룡, 김성근 감독이 모두 한화를 거쳐갔다. 하지만 그들은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KBO리그에서 은퇴했다. 2021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또한 작년 5월 갑작스럽게 경질되었다. 무려 4연속으로 사령탑이 경질되는 악몽을 겪은 것이다. 특히, 이번 최원호 감독의 사퇴는 작년과 거의 데자뷰 수준이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말은 자진사퇴이지만, 이를 순수하게 자진사퇴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올 시즌 한화의 추락이 과연 최원호 감독만의 책임으로 볼 수 있느냐하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어쨌든 수베로 감독은 2년간의 시간을 줬고 3년째에 경질이 되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의 부진에는 소위 말하는 고참급 중심 선수들의 집단 부진이 있기 때문이다.
무려 170억이라는 거액을 들여서 데려온 류현진은 작년 MLB 부상 복귀 당시보다도 한참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현 상태라면 류현진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류현진을 5강의 보증수표라고 생각하고 샐러리캡까지 남겨두고 오매불망 기다렸던 한화로서는 당혹스러운 성적표다.
6년 90억 타자 채은성은 심각한 타격부진으로 퓨처스에 다녀왔다. 0.217에 3홈런은 채은성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다. 4+2 72억에 계약한 안치홍도 0.264의 타율에 5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하기 어렵다.
여기에 작년 든든하게 뒷문을 지켜주었던 박상원도 올 시즌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자취를 감추었다. 왼손 셋업맨 김범수도 작년보다 훨신 안좋다. 그나마 문동주가 최근 5월 21일 LG전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김민우는 시즌 아웃되었고, 하주석도 아직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중심 선수들이 한꺼번에 갑자기 이렇게 나빠지기도 쉬운 것이 아니다. 이들은 감독의 손을 떠난 선수들이다. 어떻게 보면 한화 이글스 내에서는 감독보다 더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인지도 모른다.
사실, 신인 황준서나 황영묵 등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어차피 이들은 중심이 아니라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신예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고참 선수들이다.
거액의 연봉을 받는, 그리고 위닝 멘탈리티를 장착한 고참 선수들이 팀을 구해줘야 한화가 살아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최원호 감독의 사퇴로 인해서 노려볼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효과는 선수들의 위기 의식과 소위 말하는 벼랑끝 독기다.
작년 수베로 감독의 경질 이후 한화 이글스는 8연승을 내달리며 4위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었다. 그때보다 지금은 전력이 훨씬 더 낫다는 것이 현장 평가다.
과연, 한화의 고참들은 다시금 힘을 낼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새 감독이 누가 오든 이들이 분발하지 않는다면 한화의 반등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류현진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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