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인정해도 혐의 적용 어려워..."처벌 수위 높여야"
[앵커]
경찰이 구속된 가수 김호중 씨의 음주운전 혐의 입증을 위한 객관적 증거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달 초 아파트에서 주차된 차들을 치고 달아났던 운전자도 김 씨와 비슷한 행태를 보여, 경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에 들어선 차가 주차된 차 일곱 대를 잇달아 들이받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50대 여성으로, 동승자와 함께 달아났다가 다음 날 경찰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진행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나오지 않았고, A 씨도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가 맥주 500cc 두 잔을 마셨다고 음주 사실을 인정한 건 경찰이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제시한 뒤였습니다.
A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을 자백했지만, 경찰은 아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일 때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A 씨가 진술한 음주량과 시간 등을 통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해봤지만, 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속된 가수 김호중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를 낸 뒤 달아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가 없다 보니 경찰이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는 데 고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도망가기만 하면 음주 운전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현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인호 / 대전 석교동 : 여러 이런 사례들이 계속 일어난다고 하면 음주 운전자들한테 그냥 도망가라고 하는 것밖에 안 되는 것 같아서, 이것에 관해서 해결 방안이 얼른 생겼으면 좋겠어요.]
전문가들은 제도적 허점 때문에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경일 /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음주로 상당히 의심되는 상황에서 음주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도주한다, 이런 경우도 음주 측정 거부죄와 마찬가지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찰이 A 씨가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추가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확한 음주량을 확인하지 못한다면 적용 가능한 혐의는 사고 후 미조치뿐 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권민호
디자인:임샛별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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