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에 쏟아진 폭우...기상이변이 파푸아뉴기니 대형 산사태 일으켰다
지난 24일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 서북부 엥가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매몰자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CNN이 현지 당국자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사고 발생 뒤 72시간이 경과하면서 이들 상당수가 희생됐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산사태는 주민 대다수가 잠든 새벽 3시쯤 발생해 피해가 컸고, 열악한 현장 여건으로 인해 구조 작업은 차질을 빚고 있다.
CNN에 따르면 루세테 라소 마나 국가 재난센터장 대행은 유엔 파푸아뉴기니사무소에 보낸 서한에서 “산사태로 인해 산 채로 매몰된 주민이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쓸려 나온 흙더미에 도로가 막히면서 구조대 및 구호 물자 접근도 지연되고 있다. 사고 직후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호주 정부 등에서 긴급 구조대를 파견했지만 열악한 상황 때문에 삽과 막대기, 맨손으로 흙을 파헤치는 식으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수습되는 시신의 숫자도 손에 꼽을 정도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파푸아뉴기니는 통상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건기(4~10월)와 폭우가 집중된 우기(11~3월)로 구분된다. 우기에는 큰비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전례 없는 인명 피해를 낸 이번 산사태의 경우 건기로 분류되는 5월에 일어났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이번 참사의 원인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월에 끝났어야 할 우기가 연장되면서 산사태 위험도 커졌다는 것이다.
호주 ABC방송은 “산악 지형에서 폭우에 따른 산사태는 필연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이변으로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파푸아뉴기니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이번 참사를 키웠다는 시각도 있다. 서로 다른 말을 쓰는 850여 부족이 모여 사는 파푸아뉴기니는 금·은·구리·알루미늄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어 인류학과 자원의 보고(寶庫)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고질적인 부족·정파 간 갈등, 열악한 치안 상황 등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경제 발전이 지체되면서 무분별한 벌목과 채굴이 진행돼 민둥산이 곳곳에 생겨나 산사태에 취약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BBC는 “부족 간 분쟁을 피해 산사태 발생 지역으로 옮겨 온 주민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호주 구호 단체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도 극단적 기상이변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밤 텍사스·오클라호마·아칸소주를 강타한 토네이도(회오리바람)로 최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폭풍예측센터(SPC)는 인디애나·켄터키·테네시 지역에 새로운 토네이도 주의보를 발령하고, 1억1000만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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