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이 날아다녀요...또 난기류, 12명 부상
지난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향하던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탑승자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블린공항은 해당 여객기가 튀르키예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승객 6명과 승무원 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21일에도 런던발 싱가포르항공여객기가 강한 난기류에 휘말려 73세 남성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난기류에 따른 항공기의 급격한 움직임으로 탑승자가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최근 잇따르면서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심해지고 예측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난기류는 공기 흐름이 불규칙하고 급격하게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강력한 난기류는 순간적으로 항공기 고도를 30m 이상 상승시키거나 하강시킬 수 있다. 항공기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없게 되거나 기체에 구조적 손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강한 난기류를 통과하는 항공기의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탑승자는 자리에서 튕겨져 나갈 수 있다. 미국 국립교통안전위원회에 따르면 2009~2018년 보고된 민항기 사건·사고 295건 가운데 111건이 난기류 때문에 발생했다.
난기류를 발생시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서로 다른 두 기단이 충돌하는 전선에서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해질 때 난기류가 발생한다. 산을 비롯한 지형 지물에 공기의 흐름이 가로막혀 소용돌이가 생길 때, 지표면이 고르지 않게 가열돼 공기가 기둥처럼 수직으로 움직일 때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돌풍, 뇌우를 비롯한 기상 현상도 원인이 된다.
구름 없는 맑은 하늘에서 급작스럽게 난기류가 생기기도 한다. 편서풍의 일종인 제트기류의 교란으로 발생하는 청천난류(晴天亂流·clear-air-turbulence)다. 풍속이 빠른 제트기류와 느린 제트기류가 만나면 기압차 등에 의해 주위에 불규칙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생기는 현상을 뜻한다. 청천난류는 예측이 어렵고, 자주 발생하는 약 1만m 전후 고도가 국제선 항공기의 순항 고도와 겹치기 때문에 항공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
지난해 영국 레딩대 연구진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청천난류 발생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혼잡한 항로 중 하나인 북대서양 상공에서 ‘극심’ 수준 청천난류의 연간 지속 시간은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55% 증가했다. ‘중간’ 수준은 70.0시간에서 96.1시간으로, ‘약함’ 수준 난기류는 466.5시간에서 546.8시간으로 각각 증가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하면 청천난류의 발생 확률이 여름·가을에 각각 14%, 겨울·봄에는 9%씩 늘어난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마크 프로서 레딩대 연구원은 “2050~2080년의 청천난류 발생 확률은 산업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폴 윌리엄스 레딩대 교수는 “비행기가 매우 높은 사양으로 설계돼 최악의 난기류에도 견딜 수 있겠지만 승객들에게는 안전벨트 경고등이 훨씬 더 많이 켜질 것”이라고 했다.
조류의 이동을 바탕으로 난기류를 예측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2022년 영국 웨일스 스완지대 연구진은 난기류 발생 여부와 풍속 등에 따라 달라지는 새들의 이동 경로와 소요되는 에너지 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정교한 기류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새들이 난기류 속에서도 몸을 제어하며 날 수 있는 원리를 항공기 설계에 적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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