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작가' 이동국의 1998년 월드컵 "그때 캐스터 내 이름 몰라 '김동국'... 갔다 오니 인생 바뀌었다" [출간기념회 현장]

정동=이원희 기자 2024. 5.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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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정동=이원희 기자]
에세이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국. /사진=이원희 기자
대표팀 출신 공격수 이동국(45)이 자신의 축구 인생과 은퇴 이후의 삶을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를 펴냈다. 이 가운데 이동국은 자신의 첫 꿈의 무대인 1998년 월드컵을 떠올렸다.

지난 1년간 에세이를 준비한 이동국은 27일 책 출간을 기념해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카페 산다미아노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동국은 "2013년도에 처음 책을 낸 적이 있는데 당시 은퇴를 준비할 때였다. 이후 7년의 선수 생활을 더 했고 은퇴 이후의 삶을 정리하고 싶었다. 다른 시점에서 책을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역대 한국 선수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세우는 등 이동국은 선수 시절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부상 시련과 여러 좌절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런데도 이동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 축구 레전드로 올라섰다. 오랫동안 전북현대의 전성기를 이끈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또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실력으로 롱런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동국은 만 41세에 은퇴했다.

이동국은 이 책을 통해 선수 시절 기회와 위기를 오가며 스스로를 어떻게 다잡았는지, 멈추지 않고 오랫동안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날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추억을 꺼냈다. 당시 이동국은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월드컵 최종명단에 깜짝 발탁됐다. 또 역대 최연소 나이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 새 역사를 썼다. 이동국은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를 가는 게 당연하게 됐지만, 제가 프로 생활을 처음 했던 시절에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회생활을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흔하지 않았다. 축구부 감독님께서 대학교보다 프로 생활을 먼저 해보자고 얘기하셔서 선택했다. 10년 위의 경력을 가진 선수들과 부딪혀보면서 저도 모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동국은 "프로에 가서도, 대표팀에서도 운이 많이 따랐다. 그때 황선홍 선배가 빠지면서 공격수 자리가 비게 됐다. 차범근 감독님께서 저를 최종 명단에 발탁해주셨다"며 "지금은 인터넷으로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신문으로만 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전화가 왔는데 신문을 보라고 하더라. 신문을 사서 봤더니 제 이름이 최종명단에 있어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프랑스 월드컵에 치르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시절 이동국.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시만 해도 이동국은 무명선수에 가까웠다. 하지만 프랑스 월드컵을 마치고 스타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당시 캐스터 분께서도 '김동국'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 사람들이 저를 잘 몰랐다. 공항에 나갔을 때도 저에게 오신 팬분이 딱 3명이었다. 모두 포항 골수팬들이었고, 홍명보, 황선홍 선배를 배웅하러 왔다가 '너도 잘 다녀와라'고 하셨다. 그런데 프랑스를 다녀오고 난 뒤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동국은 "월드컵 전과 달랐다. 당시 차범근 감독님이 경질되셨다. 우리는 한국에서의 분위기를 잘 몰랐기 때문에 분노에 가득 찬 팬들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국 현장 때) 선배들이 '달걀을 맞아도 너부터 맞아야 하지 않겠냐'며 저부터 나가보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환호를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문이 열리는 순간 제 축구인생의 문도 열리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번 책의 추천사를 차범근 감독만 써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도 1998년 월드컵 기억이 진하게 남아있다. 이동국은 "추천사를 단 한 명만 하자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최강희 감독님을 생각하실 것이다. 하지만 축구선수로서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일까'하고 생각했는데,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면서 월드컵 대표로 뽑아주신 차범근 감독님이었다. 제 축구 경력을 시작하게 해주신 분이고, 어린 나이에 차범근 상을 탄 인연도 있다. 추천사를 너무 잘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차범근 전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동=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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