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취임 후 美의회 대표단 첫 대만 방문... 中 “대만 카드 사용 그만”
미국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대중 매파’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이 27일 라이칭더 총통을 만나 “대만을 강력히 지지하고 대만과 계속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무기가 곧 올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에 약속한 무기 지원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라이칭더 취임 직후 중국이 대만 포위 군사훈련(23∼24일)을 통해 새 대만 총통 길들이기를 하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이 대만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에 도착한 매콜 위원장은 이날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라이 총통과 만나 최근 중국의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이렇게 노골적인 폭력이나 침략행위를 본 적이 없다”면서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단결해 싸워야 한다”고 했다. 또 45년 전 미국에서 제정된 대만 방위를 보장하는 내용의 대만관계법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가치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 가치를 지속해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이 미국과 계속해서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힘에 의한 평화’를 인용하며 국방력 강화의 뜻을 밝혔다. 매콜 위원장이 선물한 카우보이 모자를 그 자리에서 쓰기도 했다.
매콜 위원장은 라이 총통과 만난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무기의 인도 지연 관련 “우리는 (대만에 보낼) 무기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미국 무기가 곧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만은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M1A2 에이브럼스 탱크, F-16V 블록70 전투기 등 미국산 고성능 첨단무기를 대량 주문했으나, 미국의 사정으로 인도 일정이 지연된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이 중국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대만을 몰래 방문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대만과는 비공식 관계만 유지한다는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약속을 어겼으며,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발신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하고,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출했다”며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의원들은 대만 카드를 그만 사용하고,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의원 대표단과 같은 날인 26일 대만을 따로 방문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대만의 정보기술(IT) 박람회인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4′에서 에이수스 등 현지 기업 부스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정치권 뿐 아니라 재계 또한 대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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