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지역인재전형 늘면서 입시 판도 요동…영향은?

송성환 기자 2024. 5. 2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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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의대 증원과 지역인재선발 확대에 따른 영향,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앞선 리포트에서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이 두배 가까이 늘게 된다고 전해드렸는데요.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어나는 겁니까?


송성환 기자

네, 현재까지 나온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올해 대입에서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에 입학할 신입생은 1천9백 명 수준입니다.


지난해 입시의 경우 1,071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았기 때문에, 선발 인원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의대 증원 인원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대입전형시행계획 발표 당시엔 당초 1,068명을 올해 지역인재로 뽑을 계획이었습니다.


지역인재전형은 법령에 따라 비수도권 의대에서 지역 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한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한 제도인데요.


강원과 제주는 선발인원의 최소 20%, 나머지 지역은 40% 이상을 뽑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정부는 의대 지역인재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리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올해 증원분이 반영된 비수도권 의대 선발 인원은 3,111명입니다.


전체 선발 인원 가운데 지역인재 선발 비율은 61% 정도로, 정부의 목표치는 달성한 셈입니다.


서현아 앵커

모든 대학에서 똑같이 선발 비중을 높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특히 어떤 대학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을까요?


송성환 기자

우선 지역인재전형으로 100명 넘는 신입생을 뽑는 대학은 6곳인데요.


전북대, 부산대, 경상국립대, 전남대, 원광대, 조선대입니다.


모두 이번 의대 증원으로 서울대 의대 모집인원인 135명보다 선발 규모가 커진 대학들인데요.


전남대의 경우 전체 선발인원의 80%를 지역인재로 선발하고, 나머지 대학들도 60~70% 대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인재 선발 기준이 20% 이상이라고 말씀드렸던 강원과 제주의 경우 각각 30%, 50%대로 지역인재를 뽑을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른바 최상위권 대학의 입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주 미세한 변화도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큰 변화를 하면 수험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의대 증원이 확정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입시 결과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 됐었는데요.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이번 의대 증원과 지역인재전형의 확대의 영향은 3가지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는데요.


우선 비수도권 상위권 학생들의 상향지원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2024학년도 비수도권 27개 의대의 전형별 경쟁률을 보면요.


전국단위선발전형, 쉽게 말해 일반전형의 경우 수시는 29.5 대 1, 정시는 9.1 대 1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지역인재전형의 경우 수시 10.5 대 1, 정시 4.9 대 1로, 상대적으로 낮았는데요.


물론 비율만으로 지역인재전형 합격이 더 쉽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경쟁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경쟁이 덜하다는 것이고, 특히 수도권 등 다른 지역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는 것도 비교적 용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같은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선발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이른바 4+2 전략, 그러니까 수시에서 쓸 수 있는 원서 6장 중에 지역의대 두 곳 정도를 지역인재 전형으로 안전하게 지원하고, 나머지는 소신껏 지원하는 전략이 거론이 되는데요.


혹은 의대 지원선 바깥 쪽에 있었던 상위권 학생들이 한두곳 정도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를 노려보는 선택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지역 의대 도전이 비수도권 상위권 학생들에겐 해볼만한 도전이나 안전한 선택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건데요.


충북지역 현장 교사가 전하는 고3 교실 분위기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윤경아 충북 충북고등학교 교사 / 청주진학협의회 회장

"옛날에는 서울권으로 넣어도 여기가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학생들이 항상 재수, N수는 항상 각오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지역인재전형이 많아졌으니까 아무래도 거기에 대한 안심은 좀 생겼죠."


무엇보다 올해는 의대 증원이 1천5백여 명만 반영이 됐습니다, 내년에는 2천 명이 모두 반영되는데요. 


인원이 더욱 늘어난만큼, 재수를 염두에 둔 상향지원 움직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측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정리하면 비수도권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대 입시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고, 내년에는 이 같은 경향이 더 강화될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 밖에 또 어떤 영향이 예상됩니까?


송성환 기자

수능의 영향력 확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비수도권 의대들은 지역인재전형으로 수시에서 1,540여 명, 정시에서 360여 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계획입니다.


정시보다는 수시에서 더 많이 선발하는 모습인데요.


수시에서 내신 성적만큼 중요한 요소가 바로 수능최저기준입니다.


수능최저기준은 수능에서 3~4개 과목의 등급을 합산해 일정 기준을 넘기도록 한 것을 말하죠.


수시 인원이 늘어난만큼, 내신에서 충분히 합격 가능한 점수를 받고도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수능이 다소 까다롭게 나왔던 지난해 입시의 경우 의대 수시 미충원 인원이 전년도 12명에서 41명으로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수시에서 채우지 못한 정원은 정시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정시는 아시다시피 수능 위주 전형입니다. 따라서 수시에서든, 정시에서든 올해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수능 영향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이른바 N수생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재수생 등 졸업생은 수능에 강세를 보인다고 일반적으로 분석을 하죠.


지역인재선발전형은 졸업생들에게도 적용이 되기 때문에, 지역 의대를 지망하는 졸업생들의 도전이 늘 것이란 전망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또 이 지역인재선발은 의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의대를 비롯해 치대, 약대, 한의대, 수의대에도 적용이 되는 건데요.


최근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의약학계열을 시작으로 해서, 상위권 대학의 입시 판도 전체가 요동칠 가능성이 큽니다.


수능에 강한 재수생 유입이 많아질 경우, 그만큼 재학생들은 수능 등급을 따기 어려워지는 것이고, 그만큼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거든요.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일단 무엇보다 수능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이렇게 지역인재전형이 늘면서 이제는 지방으로 유학 가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온다는데 이유가 뭡니까?


송성환 기자

지금은 지역내 고등학교에서만 입학과 졸업을 하면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자격을 얻게 되는데요.


그런데 현재 중3이 치를 2028학년도 입시부터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지역에서 다녀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초등학교부터 의대 진학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 유리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전망이나 이런 흐름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수준입니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현재 거주하는 곳과 다른 지역의 교육 여건이 다를 수 있고, 그곳에서 자녀가 실제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하는데요.


또 입시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6년 이후의 일을 지금 예상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 역시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의대 증원과 더불어 이렇게 배출된 의사가 지역에 머물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단 지적도 나오는데요.


정부가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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