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총회, 팬데믹 협약 합의 불발 속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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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이 모여 글로벌 보건 현안과 해법을 논의하는 세계보건총회(WHA)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세계적 보건 위기에 대처할 국제규범을 제정하는 작업이 일단 불발에 그친 상황에서 회원국들은 총회에서 건강보장 확대 방안을 비롯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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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필수의료 접근 10억명 추가 방안 논의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이 모여 글로벌 보건 현안과 해법을 논의하는 세계보건총회(WHA)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세계적 보건 위기에 대처할 국제규범을 제정하는 작업이 일단 불발에 그친 상황에서 회원국들은 총회에서 건강보장 확대 방안을 비롯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한다.
WHO는 이날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회원국 대표단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을 위한 환영 행사와 첫 전체회의를 열고 내달 1일까지 엿새간의 제77차 WHA 일정을 시작했다.
WHO의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하는 WHA는 매년 5월 열린다.
'건강을 위한 모든 것, 모두에게 건강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WHA는 194개 회원국 대표가 주요 보건 의제를 협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회와 함께 각 세부의제별 토의가 열린다.
우리나라도 조규홍 복지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이 참여한다. 조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인류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소개하고 각국의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단은 보편적 건강보장, 만성질환, 항생제 내성, 감염예방·통제, 환경오염과 건강, 산모·신생아 영양, 2024∼2025년 프로그램 예산 등을 논의할 세부회의에도 참석한다.
이번 총회의 핵심의제는 인류가 보건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보편적 건강보장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소득 등과 무관하게 질 좋은 필수 의료를 누리는 보편적 건강보장 대상을 2025년까지 10억명 더 늘리자는 WHO의 목표가 잘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목표 달성 방안을 찾아보자는 게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다.
건강보장 혜택과 별개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등으로부터 보호받고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건강한 삶의 조건을 누리는 인구를 10억명 더 늘려야 한다는 것도 WHO가 의제이자 목표로 제시한 사안이다.
각국의 노력에도 현재의 추세대로면 2025년에 보편적 건강보장 대상자로 추가될 인구가 7억7천만명에 그칠 것으로 WHO는 예상한다.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진 만큼 노력을 배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WHO의 문제의식이다.
WHO는 기존 회원국 기부금에 의존하는 예산 체계만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세계 곳곳의 재단과 공공기관, 민간 기부자 등을 대상으로 모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70억달러(9조5천억여원)를 더 모금하고 회원국 기부금도 40억 달러(5조4천억여원)로 증대해 2028년까지 4년간 110억달러(14조9천억여원)를 마련하자고 WHO는 촉구했다.
이번 제77차 WHA는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을 대비한 국제사회의 공동 규범을 정하자는 목표를 염두에 두고 준비돼왔다.
그러나 규범 초안을 끝내 합의하지 못한 채 총회가 개막하면서 사실상 올해 총회에서도 국제규범이 도출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감염병 대처를 위한 국제보건규칙(IHR)을 팬데믹 대응에 적합하게 개정하는 작업은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지만, 강력한 이행력을 담보할 소위 '팬데믹 협약'은 2년 넘는 회원국 간 협상 속에서도 끝내 초안 합의에 실패했다.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병원체 접근 문제나 보건 역량이 부족한 국가를 위한 재정적 지원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소득 수준과 의료 역량 격차, 이에 따른 이해관계가 초안 합의가 불발한 배경으로 여겨진다.
WHO 회원국들은 그간 9차례에 걸친 팬데믹 협약 초안 협상 경과를 이번 WHA에서 공유하고 후속 절차의 방향을 협의할 예정이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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