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찍고 패‧스" 컬리의 또다른 출사표 [컴퍼니+]

김하나 기자 2024. 5. 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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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이커머스 업체 ‘컬리’
마켓컬리·뷰티컬리 이어
세 번째 카테고리 확장
올해 패(션)+(퀵커머)스 신사업
일명 패스 배경엔 실적 자신감
지난해 사상 첫 에비타 흑자
올해 사상 첫 분기 흑자 기록
다만 신사업 시장 쉽지 않아

이커머스 '컬리'가 패션·퀵커머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22년 뷰티시장에 깃발을 꽂은 후 2년여 만이다. 올해 1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두 시장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업체 컬리가 최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김슬아 컬리 대표.[사진=연합뉴스]

2015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등장한 이커머스 업체 '컬리'. 2022년 11월 '뷰티컬리'를 론칭하며 화장품 시장에 깃발을 꽂은 컬리가 최근 또 다른 영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먼저 '패션' 분야다. 컬리는 올해 초 삼성물산, 코오롱FnC 등 국내 대표 패션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2월엔 빈폴·구호·코텔로 등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 3개, 3월엔 코오롱 FnC의 패션 브랜드 7개를 입점시켰다. 현재 컬리의 패션·잡화 카테고리에서 판매 중인 상품 수는 1900개 이상이다.

컬리가 패션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컬리는 2022년부터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KS365(컬리세이프)'를 통해 티셔츠·양말·스타킹 등을 판매했다. 다만 명절이나 어린이날, 신학기 등 특별한 시기에만 이벤트성으로 판매했던 만큼 패션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아니었다.

패션으로 영역을 넓힌 컬리의 전략은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컬리는 신규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올해 1분기 패션 카테고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컬리가 노리는 새로운 시장은 또 있다. 컬리는 퀵커머스(컬리나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퀵커머스는 주문 후 1∼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물류 서비스다.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8시 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샛별배송'에 이어 '신속 배송'까지 꾀하겠다는 플랜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로 서울 내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 지역에 도심형 물류센터 개념의 PP센터(Pick&Pack센터)를 확보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컬리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엔 실적에서 비롯한 자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2조7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도 전년 대비 38.5%(2022년 2335억원→1436억원) 줄였다.

지난해 연말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에비타(세전·이익지급전 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월별 실적도 좋다.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흑자를 낸 컬리는 창립 이래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영업이익 5억원·분기 매출 5381억원)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컬리는 새로운 시장에서도 알찬 열매를 거둬들일 수 있을까.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패션 부문엔 전문 플랫폼이 숱하다. 업계 1위 '무신사'는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매출만은 1조원에 달하는 '패션공룡'이다. 또다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과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정도로 기세가 좋다.

컬리 관계자는 "기존 패션 플랫폼과 우리의 주 고객층은 다르다"며 말을 이었다. "컬리는 9년 가까이 30~40대 주 고객층에 집중해 상품 큐레이션을 선보여왔다. 그런 만큼 패션도 30~40대 고객층에 맞는 믿을 만한 브랜드를 소싱해 제공할 계획이다."

퀵커머스 부문도 만만치 않다. 퀵커머스 사업은 도심 곳곳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하다. 더구나 팬데믹에서 엔데믹(풍토병·endemic)으로 전환한 지금, 퀵커머스 수요도 불분명해졌다.

컬리 측은 "고객이 새로운 배송 형태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테스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경쟁사들이 줄줄이 퀵커머스 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시그널이 아니다. 일례로,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2022년, 2020년 퀵커머스를 시범운영했다가 백기를 들었다. 컬리는 과연 뷰티에 이어 패션·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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