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도서관…거장의 사진에 담긴 永遠
국제갤러리서 7월 28일까지
베를린 파리 등 예술 공간 촬영
재생·부활 염원 담은 신작 선봬
“팬데믹에 작업 달라진 건 없어
변화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
완벽한 비례와 구도로 건축물과 그 실내를 주로 사진에 담아온 독일 사진 거장 회퍼가 4년만에 국내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국제갤러리 서울점 K2에서 7월 28일까지 회퍼의 ‘르네상스(RENASCENC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리노베이션 중이었던 건축물, 과거에 작업한 장소를 재방문해 작업한 신작 등 14점을 선보인다.
회퍼는 지난 50여 년의 시간 동안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적 장소를 정밀하게 포착해왔다. 신작이 담은 공간은 4곳이다. 주제인 ‘르네상스’처럼 재생과 부활의 의미가 담긴 장소를 찾아가 셔터를 눌렀다.
1층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프랑스 파리의카르나발레 박물관. 16~17세기 지어진 저택을 2016년부터 리노베이션했고 재개관을 1년 앞둔 2020년 텅빈 이 곳을 방문했다. 철재와 나무로 새로 만든 나선형 계단과 과거에 그려진 벽화 등을 대비해, 수세기에 걸친 역사성을 포착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구도의 비결을 묻자 작가는 “장소를 찾는게 중요한 작업이다. 카메라를 설치하기 좋은 장소인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주로 자연광을 사용하기 떄문에 장비를 많이 들고 다니지 않는 편이며, 후보정을 하지 않아 그냥 카메라를 딱 제가 원하는 위치에 두고 사진을 촬영한 결과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의 변화는 사진 속에 스며들었다. 작가는 “팬데믹 전후로 같은 장소를 찾았을 때 큰 차이는 없었다. 사람이 사라진 시기라 촬영이 용이해지기도 했고, 예전의 장소로 다시 가면 그 공간이 더 익숙하게 느껴져 촬영이 더 수월했다”라면서 “저에겐 아무 변화가 없었지만 보는 분들한테는 팬데믹 이후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변화는 결국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층에는 베를린의 랜드마크인 신국립미술관의 리노베이션 이후를 찍은 사진을 펼쳐보인다. ‘모더니즘 건축 거장’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이 건물은 ‘빛과 유리의 전당’으로 불리며 2016년부터 6년간 데이비드 피처필드에 의해 보수됐다. 개입을 최소화한 복원 공사 직후 미술관 곳곳을 촬영했다.
마지막 장소는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 부속 도서관이다. 719년부터 1805년까지 유럽의 중요한 수도원이었던 이 곳을 회퍼는 2001년 방문해 정교한 프레스코화와 로코코식 아치형 천장에 주목해 작품에 담은 바 있다. 20년전 사진에는 방문객이 담긴 것과 달리 2021년작에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사람이 사라졌다. 시간이 멈춘 듯한 도서관에는 빛과 공기, 사람이 다녀간 흔적만이 명징하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했던 것들이 사진 속엔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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