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의 행진으로 기후위기 직면한 지구촌 가족 돕는다
기후재난 피해국, 기후변화 취약 도서국, 국내 취약계층 등에 3억여 원 지원
걷기대회는 2002년 서울 남산에서 시작해 26회를 맞았다. 위러브유는 올해 34개국 난민·이재민 구호 등을 위해 지원하는 8억7000만 원 가운데, 이번 행사를 통해 에콰도르·파키스탄·몽골·우간다·모잠비크 등 기후재난국가 10개국과 키리바시·솔로몬제도 등 기후변화 취약 도서국 5개국, 서울·인천의 기후위기 취약계층 100가정에 총 3억 원을 지원했다. 이외에 몽골 어린이 의료비로 1000만 원을 지원했다.
현장에는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와 에콰도르 대사대리, 코스타리카 공관차석, 시에라리온 대사관 공사, 페루 대사관 이등서기관, 몽골 부영사 등 12개국 외교관을 포함해 각계각층 인사들과 위러브유 인천권 회원·시민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 김성환과 가수 윤태규·이승훈 등 위러브유의 복지행사에 빠지지 않는 선행 연예인들도 적극 참여했다.
구름이 드리운 선선한 날씨 속에 새생명어린이합창단 공연이 걷기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앞으로’ 동요 메들리에 율동을 선보인 발랄한 무대로 참가자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사회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는 “5월은 꽃 피는 좋은 계절이지만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있다. 이처럼 우리도 친구·가족이 어울려 따뜻한 이들이 있는 반면 혼자라서 마음이 시린 이들도 있다. 이렇게 함께 모여 격려하며 하나의 온도로 만들자”며 객석의 호응을 이끌었다.
1부 개회식에서 장길자 회장은 “재난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피해민에게 정서적·경제적·사회적 회복력을 증진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제사회의 이해와 관심을 확대해 이들에 대한 다각적 지원을 촉진하고자 한다”고 걷기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행사가 지구촌 평화와 행복을 위해 더 큰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의지를 나타내는 좋은 기회라며 “함께 힘을 모아 피해민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지도록 응원과 격려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오늘 걷기대회의 발길은 기후재난 피해로 눈물 흘리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퍼주어도 마르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을 나눈다는 분명한 방향과 목표의 실천”이라며 “병들어가는 지구촌을 ‘어머니의 사랑’으로 덮는 그날까지 걷기대회가 지속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라고 피력했다.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은 “지구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복지행사로 희망을 전해온 위러브유에 오늘의 행사를 축하드린다”고 영상축전을 보내왔다.
가벼운 몸풀기 율동 후 시작된 2부 걷기대회에서 장길자 회장이 “출발”하고 힘차게 외치자 마칭밴드 연주와 함께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바람개비를 들고 뛰는 자녀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각국 외교관들도 한국의 아름다운 봄과 지구촌 가족애를 한껏 체험했다. 어린 딸을 목말 태운 아버지, 아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부, 이야기꽃을 피운 중고생 등 다양한 참가자들이 야외음악당을 출발해 호수 옆 산책로를 따라 약 1km 구간을 걸으며 여유와 즐거움을 만끽했다.
친정엄마, 남동생, 남편, 딸과 함께 참석한 사공지영 씨는 “기후재난을 겪는 지구촌 가족을 걷기대회를 통해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기쁘고 뿌듯하다”며 “그간 가족 단위로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함께 참석해 힐링을 얻고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유학생 아콩 위요노(26·인도네시아) 씨는 “우리 나라에도 기후재난이 잦아 봉사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이번 걷기대회가 각별하다”며 “위러브유의 ‘어머니 사랑’이 어려운 시대에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위러브유는 지난달까지 국내를 비롯해 미국, 호주, 케냐 등 9개국에서 약 4만 그루를 심었다. 이와 함께 나무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 세계 산림 파괴 실태와 더불어 각국에 숲을 만들어가는 위러브유의 맘스가든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전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환경체험존에서는 버려지는 양말목과 폐유리를 활용한 열쇠고리부터 계피막대 방향제·벌레 퇴치제, 자가 발전 솜사탕 만들기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체험 부스가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참여를 끌었다.
평소 위러브유의 실생활 ‘클린액션 캠페인’을 실천하며 환경보호 의지를 다져온 참가자들은 이날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회용기와 개인컵·텀블러를 사용해 기후위기 대응에 솔선했다. 불가피하게 발생한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것은 물론 곳곳에 떨어진 쓰레기도 주워 공원을 깨끗하게 만들기도 했다. 언니네 가족과 함께 왔다는 이영남(48) 씨는 “컵부터 반찬통까지 모두 다회용기로 준비했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으려 과일도 모두 깎아서 가져왔다”며 “환경보호에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위러브유는 기후변화 등으로 지구촌 곳곳에 각종 재난이 잇달자 기후위기 국가와 기후난민을 돕는 데도 힘을 쏟는다. 국제사회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도 함께하는 위러브유는 유엔과 각국 정부, 기관들과 글로벌 복지 협력을 진행 중이다. 헌신적인 행보에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8회), 에콰도르 국회 훈장, 캄보디아 국왕 훈장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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