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AI시대 한국인으로 살아남기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5.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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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뜨거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다." 오픈AI에서 일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부문을 총괄했던 인공지능(AI) 연구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2023년 1월 했던 말이다.

사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들은 AI 시대에 비슷한 운명에 처해 있다.

AI가 개인비서가 되는 시대가 되면 '영어'로 지시를 할 때 가장 AI가 말을 잘 알아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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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영어 네이티브'
영어 잘해야 AI 사용도 잘해
언어로 불편 겪지 않으려면
한국어 잘아는 AI 개발 시급
장기적 영어 공용화 고민도

"가장 뜨거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다." 오픈AI에서 일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부문을 총괄했던 인공지능(AI) 연구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2023년 1월 했던 말이다. 이것은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됐다. AI가 개발자를 대신해 코딩을 짜주는 시대가 되면서 영어만 잘해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AI가 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겨져 있다. '언어'가 아니라 '영어'라는 것이다. AI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 데이터를 주로 학습한다.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고, 이들이 학습하는 것도 영어 데이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의 타깃도 영어 사용자들이다.

사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들은 AI 시대에 비슷한 운명에 처해 있다. 해당 언어 사용자의 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거나, 확보할 수 있는 언어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해당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AI를 만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AI에 올인하고 있는 '중국' 정도만 '중국어 데이터'를 가지고 '중국판 챗GPT'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5월 들어 미국 테크 기업들이 발표한 새로운 AI 기술들을 보면서 기자의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AI와 음성으로 대화하는 시대가 열리면 영어 구사 능력은 한 개인과 기업의 생산성에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AI가 개인비서가 되는 시대가 되면 '영어'로 지시를 할 때 가장 AI가 말을 잘 알아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AI는 언어 천재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얘기해도 영어로 번역해서 이를 다시 한국어로 답해준다. 그러나 우리가 영어 네이티브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겪는 한계는 AI를 사용할 때도 똑같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속도가 느리거나, 미묘한 부분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한국어로 자동 번역된 외국어 웹페이지를 볼 때의 어색함이 AI를 사용할 때도 벌어진다는 것이다.

AI 시대에도 한국이 '영어' 때문에 고통받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하나는 영어 공용화다. 대다수 국민이 영어를 쓰는 직장에서 일할 일도 없고, 영어 사용자와 만날 일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어 공용화는 비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AI가 엑셀이나 인터넷 브라우저처럼 일상적인 도구로 들어오면 얘기는 다르다.

두 번째는 매우 고품질의 '소버린AI'를 만드는 것이다. 자국의 'AI 주권을 지킨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쉽게 말하면 '특정 언어와 문화'를 잘 아는 AI를 만든다고 설명할 수 있다. 한국 사람처럼 대화하고, 한국의 기업 관행을 잘 이해하고 있는 AI가 있다면 우리 국민 전체의 역량이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AI 시대에 영어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장기 국가 전략의 측면에서 한 번 고민해봐야 한다.

[이덕주 실리콘밸리 특파원 mrdjle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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