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된 윤지수 "막내와 세대차이도…하지만 우리 목표는 하나"[인터뷰]

권혁준 기자 2024. 5.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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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에페 버팀목…"마지막 올림픽, 준비한 만큼만 보여줬으면"
아버지 윤학길 前 코치…"언제나 최선 다하게 되는 원동력"
펜싱 에페 대표팀의 윤지수가 27일 뉴스1과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에페 대표팀의 '막내 라인'이었던 윤지수(31·서울시청)가 어느덧 '맏언니'가 돼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다. 스스로도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윤지수는 "어린 친구들과 세대 차이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똘똘 뭉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지수는 만 19세였던 2012년부터 대표팀 생활을 시작해 어느덧 12년째 활약하고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딴 그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금메달로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번 파리 대회도 2016 리우, 2020 도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로 맞는 올림픽이다.

27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뉴스1과 만난 윤지수는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춰서 컨디션을 만들고 있다"면서 "첫 올림픽은 무작정 설렜다면, 지금은 올림픽이라는 무게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의 주역이었던 윤지수는,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의 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땐 막내였는데 3년 만에 대표팀의 '맏언니'가 됐다. 함께 출전하는 전은혜(27·인천중구청), 최세빈(24·전남도청), 전하영(23·서울시청)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신예다.

한국 여자사브르 대표팀 선수들과 이국현 코치가 2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국가대표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윤지수는 "오랜 기간 같이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은 아니지만, 어린 선수들의 패기가 큰 대회에서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긴장감과 부담감을 덜어내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맏언니'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막내인 전하영과는 8살 차이가 나는데, 윤지수는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고.

그는 "아무래도 개인 생활을 존중해 줘야 하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나도 조심스럽다"면서 "'조언'을 해주고 싶어도 잔소리처럼 느낄 수 있고, 같이 밥을 먹자고 하는 것도 후배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쉽지 않다"고 했다.

올림픽을 대하는 자세 역시 다르다고. 윤지수는 "큰 대회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다들 천진난만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을 잘 이해하는 '맏언니'였다. 그는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 시절엔 들뜨고 설레고, 내가 일을 낼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경험하다 보니 그런 마음으로만 되는 건 아니더라"면서 "세대가 다르고 생각이 달라도, 목표는 같다. 우리 4명이 한 방향을 보고 절실하게 임하면,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지수는 전 롯데 자이언츠 투수인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도쿄 올림픽과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이후엔 아버지의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의 초대를 받아 시구를 한 경험도 있다.

그는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낸 다음에 불러만 주신다면 감사하게 가고 싶은 생각"이라면서 "야구장에서 환호해 주시던 그 에너지는 정말 인상 깊었다"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지막 올림픽으로 생각하고 있는 윤지수. /뉴스1 DB ⓒ News1 신웅수 기자

윤지수는 "아버지가 다정하거나 살가운 성격은 아니라서 연락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면서 "아버지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시고, 나 역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진 않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 대한 관심을 지켜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버지처럼 커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언제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 자체가 정말 큰 감사함이었다"고 했다.

윤지수는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으로 삼고 있다. 그는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때도, 올해 열리는 올림픽만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파리 올림픽 이후로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올림픽으로 결정한 만큼, 후회 없는 성적을 내고 싶은 포부다. 그는 "펜싱을 처음 시작할 때도, 지금도 목표는 언제나 하나뿐"이라면서 "세계 1등의 자리에 서고 싶다. 이번 대회에서 이뤄보고 싶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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