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배우 늘면 세상도 변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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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존재들은 그들을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도 종종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랑과 출산을 그린 연극 '젤리피쉬'가 한국에서 처음 관객을 맞고 있다.
27세 다운증후군 여성 켈리는 비장애인 남성 닐과 연애를 시작하지만 켈리의 엄마 아그네스는 이별을 종용한다.
27년간 켈리를 돌보며 무수한 차별을 경험한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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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출산 등 주체적 삶 다뤄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존재들은 그들을 가장 아끼는 사람에게도 종종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랑과 출산을 그린 연극 '젤리피쉬'가 한국에서 처음 관객을 맞고 있다.
27세 다운증후군 여성 켈리는 비장애인 남성 닐과 연애를 시작하지만 켈리의 엄마 아그네스는 이별을 종용한다. 켈리를 저신장 장애가 있는 도미닉과 이어주려 하고, 켈리가 닐의 아이를 임신하자 아이가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다며 중절을 권유한다.
'젤리피쉬'는 삶의 중요한 결정에 직면한 장애인의 주체성을 다루는 작품이다. 아그네스는 딸 켈리를 사랑하지만 켈리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다. 27년간 켈리를 돌보며 무수한 차별을 경험한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이 이뤄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쓴 영국 작가 벤 웨더릴(사진)은 23일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랑할 사람을 스스로 선택할 자격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연민보다 공감을 의도했고, 교훈을 주기보다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단 청년단의 민새롬 대표가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은 영국 공연에서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무대에 선다. 주인공 켈리 역은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가진 배우 백지윤이 맡았고, 아그네스와 닐은 정수영과 김바다가 연기한다. 도미닉 역 또한 저신장장애를 가진 김범진이 맡았다.
웨더릴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무대에 서는 것은 그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이고 영국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다"며 "장애인이 참여하는 작품이 늘고, 많은 관객이 작품을 보면 (장애예술에 대한) 긍정적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극은 정식 공연이 아닌 작품 개발 쇼케이스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백지윤이 공연장에 적응하고 배역을 충분히 소화하는 데 기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연습 때 활용했던 의사소통 방식이 동일하게 사용되고, 백지윤이 대사를 잊을 때는 프롬프터 역할을 하는 도우미가 곁에서 해당 대사를 알려준다. 공연 시간 또한 110분에서 155분으로 늘었다.
공연이 쇼케이스로 진행되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 문제 때문이지만 쇼케이스 형식은 장애예술 작품 개발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효과를 낳는다. 장애학과 접근성 연구 등에 기초해 제작진이 1월 워크숍부터 시도한 노력들을 공연 시간 내내 관찰할 수 있다. 웨더릴은 "연습실에서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 공연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며 "관객과 무대 사이의 경계를 지우고 이 작품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연은 2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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