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바다서 문어낚시 금지' 조례 추진에 어업인 "환영" vs 낚시협회 "반대"

어업인 "마구잡이 포획이 생계 위협", 낚시협회 "금어기 설정 먼저"

고성 저도어장 문어 자료사진.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속초시의회가 지역 해역에서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문어낚시'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하자 그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낚시협회는 해당 조례안을 두고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연승어업인들은 이번 조례 제정 논의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원도낚시협회 속초시지부는 시의회의 이번 조례 제정 논의와 관련, 27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낚시의 자유와 특권을 막으려 한다"며 반발했다.

낚시협회 측은 "낚시인들이 무분별하게 문어를 포획해 어족 자원을 고갈시킨다는 말도 되지도 않는 근거 없는 이유로 속초를 찾아오는 낚시인들의 발길을 막으려 한다"며 "어민들은 1년 365일 금어기 없이 문어를 포획하는데, 그 책임 전가를 낚시인들에게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어족자원 고갈과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선 문어 금어기를 정해 수산자원을 풍족하게 해야 한다"며 "그러나 금어기 설정은커녕 무조건 낚시인들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거듭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연승어업인들은 관련 조례 제정 논의를 환영했다. 연승어업인협회는 성명을 통해 "조례 통과를 통해 어업인 모두가 상생하며 어업문화와 신선한 먹거리도 지킬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협회는 "속초엔 연승조업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어선이 대략 120척이 넘고, 대부분 대문어가 주 대상"이라며 "(그러나) 매년 어획량이 감소해 현재는 1척당 평균 하루 5㎏도 잡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대포항의 경우 불과 4척의 낚시 유어선들이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마구잡이로 포획하고 있어 어민들과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며 "120여척의 연승어업인, 수협, 중매인, 시장상인 등 모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속초시의회는 지난 22일 '속초시 낚시행위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조례안은 속초 해역 수생태계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대문어와 참문어, 돌문어 등을 속초시장이 담당하는 수역에서 낚시로 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