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 스트라이크와 3가지 체인지업으로 무장, 신민혁은 NC 대표 투수를 꿈꾼다

심진용 기자 2024. 5. 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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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신민혁. NC 다이노스 제공


NC 신민혁. NC 다이노스 제공


신민혁(25)은 공 느린 투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38.7㎞에 불과하다. 규정이닝 기준 직구 평균 구속 140㎞가 되지 않는 투수는 신민혁 하나뿐이다. 그러나 신민혁은 NC 국내 1선발로 기대 이상 활약을 하고 있다. 10차례 선발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 3.02를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6위, 국내 투수들 가운데는 삼성 원태인(2.71), KIA 양현종(2.84)에 이어 3위다.

“가장 강력한 무기, 초구 스트라이크”


과거 메이저리그(MLB) 레전드 그레그 매덕스의 말처럼, 신민혁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는 초구 스트라이크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를 넘는다.(70.7%) 예년에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올해는 특히 자신 있게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집어넣는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가진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중이다.

신민혁은 최근 인터뷰에서 “원래도 낮은 공보다 높은 공을 많이 던지는 편이었는데, 옛날 같으면 안 잡아줄 높은 공을 ABS는 잡아준다”며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한다. 자신감이 붙으니 제구도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자주 선점하다 보니 자연히 볼넷도 적다. 53.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불과 4개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 허용(BB/9) 0.67개로 단연 리그 최저다.

물론 부담이 없지 않다. 신민혁의 공격적인 성향을 이제 모르는 타자가 없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노리고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 신민혁은 1회 2사 후 세 타자 연속 초구 안타를 맞았다. 선제점도 내줬다. 그러나 신민혁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신민혁은 1회 1실점 이후 6회까지 실점 없이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신민혁은 “초구를 얻어맞는다고 의심하면 오히려 더 불안해진다”며 “차라리 1점 홈런을 맞는 게 볼넷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더 적극적으로 타자와 승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2024시즌 KBO 초구 S 비율·볼넷 허용률 순위 (규정이닝 기준·스탯티즈)


“타격은 타이밍, 투구는 타이밍을 뺏는 것”


올 시즌 신민혁은 주 무기 체인지업도 예년보다 더 다채롭게 구사하고 있다. 본인 표현으로 “완전 느리게”와 “느리게” 그리고 “빠르게”의 세 종류 체인지업을 던진다. 완전 느린 체인지업이 시속 90~100㎞, 느린 체인지업이 110㎞ 전후로 형성된다. 빠른 체인지업은 130㎞ 가까이 속도를 낸다.

직구와 같은 팔 동작에서 나오는 체인지업이 서로 다른 세 가지 구속대로 형성이 되니 타자로선 타이밍을 맞히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가 무수하게 쏟아지는 내야 뜬공이다. 올 시즌 신민혁의 내야 뜬공 유도 비율이 9.6%,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내야 뜬공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KBO 2024 시즌 내야 뜬공 유도 비율 순위 (규정이닝 기준·스탯티즈)


같은 구종이 이렇게 속도 차이가 나면 치는 타자뿐 아니라 받는 포수도 힘이 들 법하지만, 동갑내기 배터리 김형준(25)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다. 신민혁은 “처음에는 사인을 따로 정하려고 했는데 형준이가 ‘괜찮다. 다 받을 수 있으니 그냥 던지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신민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깜짝 호투로 이름을 크게 알렸다. 지난 3월 고척돔에서 열린 대표팀 대 샌디에이고 경기에서도 ‘2이닝 퍼펙트’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까지 호조를 이어가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럼에도 삼성 원태인(24), 롯데 박세웅(29), 두산 곽빈(25)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젊은 선발들만 한 평가는 아직 아니다. 이름값이 떨어지고, 그간 KBO에서 쌓은 경력도 이들보다 부족한 게 사실이다. NC 선발진이 시즌 전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은 이유 중 하나도 국내 1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신민혁은 “당연히 NC를 대표하는 선발이 되고 싶다”면서도 “이미 됐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꾸준하게 잘해야 한다. 최소 3년은 잘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혁은 직전 등판인 지난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5.1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팀 3연패를 끊었다. 지금 NC는 그때보다 더한 위기다. 주말 LG 3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에 빠졌다. 신민혁이 ‘연패 스토퍼’의 책무를 안고 28일 창원 KIA전에 선발로 나선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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