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호중 거짓말탐지기 검토 안해…입증 자신"(종합)
음주운전·범인도피교사 혐의 수사 박차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안에 사건이 검찰로 송치될 전망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로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면서도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따로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다만 사고 당시 김씨의 잠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에 송치 전까지 추가 수사를 통해 김씨에게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를 지난 24일 구속하고 음주 운전과 사건 은폐 시도 등 여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구속 이후 아직 그를 직접 대면 조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경찰은 김씨의 음주량을 정확히 파악해 음주 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위드마크 공식(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적하는 것)을 활용해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의 추정치를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정치가 구체적으로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통한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음주 운전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이다.
음주 운전 혐의가 객관적인 혈중알코올농도 등으로 입증되는 것과 달리 위험운전치상은 관련 진술, 사고 전 피의자의 보행 행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하지만 음주로 인해 피의자가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경찰이 직접 입증해야 해 그 과정이 더 까다롭다는 난점도 있다.
특히 현재 음주량에 대한 경찰과 김씨의 주장에 차이가 있어, 경찰은 확실한 증거를 통해 이를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자료와 김씨가 다녀간 가게 직원의 진술 등을 통해 김씨가 사고 전 소주 3병가량을 마셨다고 봤지만, 김씨는 10잔 이내로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의 주장을 뒷받침할 인적, 물적 증거가 충분히 모였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배경에 대해 "김씨의 진술 내용이 저희가 확보한 증거와 달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현재까지 검토한 적이 없다"며 "김씨 자백이 유일한 증거는 아니다. 관련 참고인들을 조사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이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했을 때 김씨의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씨의 음주 여부와 더불어 경찰은 김씨 소속사 관계자가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 매니저가 사고 직후 김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허위 자수를 했다는 점에서 김씨에게 범인도피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로 김씨가 직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부탁하거나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방조가 아닌 교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김씨가 사고 직후 또 다른 매니저 A씨에게 허위 자수를 부탁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러한 정황으로 김씨가 사건 은폐에 더 깊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씨가 지난 24일 늦은 저녁 구속됨에 따라 경찰의 구속 기간은 다음 달 3일에 만료된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한 후 검찰로 사건을 송치할 전망이다.
한편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알렸다.
생각엔터는 입장문에서 "이번 김호중 사태로 많은 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며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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