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40홈런-70도루 천재타자 충격의 시즌아웃 "진짜 엘리트인지 증명해야"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또 있을까.
지난 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40홈런-70도루를 동시에 달성했던 '천재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5·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또 수술대에 오른다. 이는 당연히 시즌 아웃을 의미한다.
아쿠냐 주니어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1회초 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곧 재앙이 닥쳤다. 피츠버그 선발투수 마틴 페레즈는 마르셀 오주나를 상대로 투구를 했고 스트라이크를 잡은 포수 조이 바트는 다시 페레즈에게 공을 던졌다. 이때 2루주자 아쿠냐 주니어의 움직임을 감지한 바트가 페레즈에게 2루로 공을 던지라는 사인을 보냈고 페레즈는 뒤로 돌아 2루로 공을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아쿠냐 주니어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아쿠냐 주니어는 포수 바트가 투수에게 천천히 송구한다고 판단, 3루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으나 피츠버그 배터리가 자신의 움직임을 알아채자 다시 2루로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다. 결국 아쿠냐 주니어는 MRI 검진을 받았고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아쿠냐 주니어가 무릎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수가 투수에게 공을 느리게 던지는 것을 봤다. 3루로 도루하기 위해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강하게 공을 던지는 것을 포착했고 나는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그때 (고통을) 느꼈다"라고 부상을 입은 상황을 떠올렸다.
팀 동료들도 안타까워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애틀랜타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크리스 세일은 "그라운드 어디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아쿠냐 주니어는 우리 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그는 최고의 선수 중 1명이다"라며 아쿠냐 주니어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경기는 애틀랜타가 8-1로 완승을 거뒀지만 애틀랜타는 결코 웃을 수 없었다.
아쿠냐 주니어는 이미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던 경력이 있다. 지난 2021시즌 중반에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입은 아쿠냐 주니어는 수술대에 올랐고 길고 험난한 재활 과정을 거쳐야 했다.
'MLB.com'은 "아쿠냐 주니어가 내년 시즌 시작에 앞서 복귀 준비를 마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쿠냐 주니어가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첫 해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면서 "그가 양쪽 무릎에 모두 수술을 받고 고친 상태에서도 여전히 엘리트가 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아쿠냐 주니어는 데뷔 초기부터 '천재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다. 2018년 20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아쿠냐 주니어는 111경기에 나와 타율 .293, 출루율 .366, 장타율 .552, OPS .917에 26홈런 64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2년차 징크스' 따위는 없었다. 2019년 156경기에 나와 타율 .280, 출루율 .365, 장타율 .518, OPS .883에 41홈런 101타점 37도루를 폭발하며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쥔 아쿠냐 주니어는 올스타 선정과 실버슬러거 수상의 기쁨도 만끽하면서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열었다.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도 46경기에 나와 타율 .250, 출루율 .406, 장타율 .581, OPS .987에 14홈런 29타점 8도루를 남긴 아쿠냐 주니어는 2021년에도 82경기에서 타율 .283, 출루율 .394, 장타율 .596, OPS .596에 24홈런 52타점 17도루로 승승장구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무릎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련의 계절을 거쳐야 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2022년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119경기에서 타율 .266, 출루율 .351, 장타율 .413, OPS .764에 15홈런 50타점 29도루로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해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아쿠냐 주니어는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337, 출루율 .416, 장타율 .596, OPS 1.012에 41홈런 106타점 73도루라른 어마어마한 성적을 남기며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하는데 성공했다. 득점, 최다안타, 도루, 출루율, OPS 등 여러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한 아쿠냐 주니어는 새로운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49경기에서 타율 .250, 출루율 .351, 장타율 .365, OPS .716에 4홈런 15타점 16도루를 남긴채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작년과 같은 퍼포먼스를 재현하지 못한 것은 물론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을 당하면서 또 한번 야구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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