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더 악화되나?…간호사들 "다 해줄 것처럼 그러더니"

송태희 기자 2024. 5.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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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5.23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21대 국회 종료 전 간호법 통과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 공백 사태가 해결은커녕 더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이 이번 국회 회기 내 간호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거부하겠다면서 법적 보호 없는 의료행위를 중단할 방침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이번 국회 내에서 간호법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에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간호법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제화하는 등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간호사의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에서는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 상황에서 환자를 지켜낸 간호사에게 남게 되는 건 배신감뿐"이라며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의 업무를 어쩔 수 없이 떠안으면서 과로와 불안에 시달려왔습니다.

간호사들은 정부가 주도하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현장을 지켜왔습니다. 이 시범사업은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일반간호사'로 구분해 감별·검사·치료·처치 등 진료지원 업무 범위를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간호사들이 심폐소생술이나 응급환자에 대한 약물 투여 등 의사가 담당해왔던 의료행위를 일부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입니다.

'전담간호사'로도 불리는 진료지원(PA) 간호사의 업무범위 기준을 제시해 사실상 PA 간호사의 법제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시범사업으로 PA 간호사의 업무가 조금 더 명확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간호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불법 의료행위'로 내몰릴 수도 있습니다.

이에 간호계에서는 간호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해왔으나, 국회가 오는 28일 본회의 후 29일 종료되면서 이번 회기 내 통과가 불투명해졌습니다. 간호계는 이날 중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지 않으면 이번 회기 안에 처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간호계 관계자는 "다 해줄 것처럼 하더니 지금 국회 상임위조차 열리지 못해 통과가 어려운 게 아니냐"며 "이미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간호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불법 의료행위'로 치부될까 우려하는 간호사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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