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PC 비추던 '개통령'의 CCTV…"위법 아니지만 직장 내 괴롭힘 가능성"

장성희 기자 2024. 5. 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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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박훈 변호사가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가 회사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인격 말살"로 칭하면서 강 씨의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하은성 공인노무사는 "설치 자체가 괴롭힘이 아니고 강 씨가 CCTV로 직원 통제를 하지 않았더라도 당사자들은 이에 따라 충분히 위축될 수 있다"며 "업무상 필요한 제재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괴롭힘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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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예방 위해 CCTV 설치"…CCTV 설치 자체는 문제 아냐
지금도 '직장 내 괴롭힘' 인정 가능…"업무상 필요 제재 범위 넘어"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회사는 폐업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3일 강형욱 훈련사가 대표로 있는 경기 남양주시 보듬컴퍼니. 2024.5.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영화 '부러진 화살'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박훈 변호사가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씨가 회사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를 "인격 말살"로 칭하면서 강 씨의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박 변호사와 함께 강 씨에 대한 형사 고소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씨가 운영한 보듬컴퍼니의 전직 직원들은 지난 21일 제보를 통해 "사무실 곳곳에 CCTV가 있고 강 씨가 직원들의 근무를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업무 모니터를 비추는 CCTV는 9대 중 4대였다. 이에 강 씨는 도난이나 외부인의 침입 등에 대비해 CCTV를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 CCTV가 업무 모니터를 향했다…위법일까 CCTV 설치를 곧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개인정보보호법 15·25조에 따르면 사측은 근로자의 동의를 받거나 시설물관리, 범죄예방 등을 목적으로 직장 내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강 씨가 도난 위험을 언급하며 설치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보인다.

CCTV 설치에 대한 근로자 동의는 대개 노사협의회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다만 강 씨의 회사는 30인 미만의 사업장이라 노사협의회 설치 의무가 없어 사측에서 CCTV 설치를 해도 위법이 아니다.

손익찬 변호사(일과 사람)는 "CCTV를 바탕으로 개인행동을 일일이 통제하려 한 게 아니라면 설치만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듬컴퍼니는 30인 미만의 사업장이라 설치해도 법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법 저촉 여부는 다투지만…'직장 내 괴롭힘'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다만 전문가들은 CCTV 설치 자체가 문제는 아니어도 지금까지 정황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은성 공인노무사는 "설치 자체가 괴롭힘이 아니고 강 씨가 CCTV로 직원 통제를 하지 않았더라도 당사자들은 이에 따라 충분히 위축될 수 있다"며 "업무상 필요한 제재 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괴롭힘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두율)는 "지속적인 감시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기만 해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원회(개인정보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인권 침해로 해석한 바 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022년 "회사가 정당한 이익(영업비밀 유출 및 도난 방지)을 위해 사무실 내부에 CCTV를 설치·운영했다고 해도, 근로자 동의 없이 책상과 컴퓨터 화면까지 24시간 촬영해 저장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법성 여부와 별개로 최소한 직원들에게 사전 양해는 구해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손 변호사는 "불법이 아니더라도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최소한의 구성원 양해를 구하는 데 신경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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