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하는 '꿈의 치매약'…K바이오도 개발 속도

홍효진 기자 2024. 5. 2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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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치매약'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 한국 상륙을 앞둔 가운데 국산 신약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매 원인은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있어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여러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레카네맙의 단점을 보완할 신약이 나와야 많은 환자의 치료 지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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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치매 치료제 개발 현황.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꿈의 치매약'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 한국 상륙을 앞둔 가운데 국산 신약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레카네맙이 뇌 부종·미세출혈 등 부작용 우려가 있는 데다 초기 환자에만 효과를 보인다는 한계가 있어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아리바이오·오스코텍·엔케이맥스·젬백스(젬백스앤카엘) 등이 신약 개발 경쟁에 뛰어들면서 국산 치료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치매 치료제 레카네맙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오는 연말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카네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행과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목적으로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최초·유일의 치료제다. 현재 2주에 1회 맞는 정맥주사(IV) 제형으로 FDA 허가를 받은 상태로 바이오젠·에자이는 투약 편의성을 위한 피하주사(SC) 제형도 개발 중이다.

그러나 한계점은 여전하다. 레카네맙의 기전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방식이다. 다만 업계에선 보통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된다고 해도 약 5년이 지나면 다시 쌓이기 시작해 해당 기전으로는 영구적 제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레카네맙을 비롯해 내달 10일 FDA 자문위원회에서 재검토되는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역시 뇌 부종·미세출혈 등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안전성 우려도 나온다. 아직 치매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약효를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한 다양한 기전의 치매 신약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앞선 성과를 보이는 건 아리바이오다. 아리바이오는 최근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로부터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AR1001 글로벌 임상 3상은 11개국 200여개 임상센터에서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가는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된 미국을 비롯해 한국·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덴마크·네덜란드·체코·중국 등이다.

AR1001은 ①뇌 신경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CREB) 활성화로 뇌 신경세포 사멸 억제 및 생성 촉진 ②윈트(Wnt) 신호전달체계 활성화에 따른 시냅스 가소성 증진 ③오토파지(독성물질 제거 세포)로 독성 단백질 제거 등 다중기전 방식의 치료제로, '계열 내 최고' 신약이 목표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2026년 상반기 톱라인(Topline·핵심) 발표 후 동시에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하는 게 목표"라며 "신약 허가 일정과 관련해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코텍은 신약 개발사 아델과 알츠하이머 신약 'ADEL-Y01' 미국 임상 1a·1b상 단계에 진입했다. ADEL-Y01은 타우 단백질 중 정상 단백질이 아닌 타우 병증 핵심 병리인자 '아세틸화 타우'(tau-acK280)를 선택적으로 타깃 하는 방식이다. 엔케이맥스의 경우 미국 관계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을 통해 NK(자연살해)세포 치료제 'SNK01'을 개발 중으로 미국 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SNK01은 뇌 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뇌의 전체 면역 환경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글로벌 임상 2상에 들어간 젬백스의 'GV-1001'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의 응축을 억제하는 작용 기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매 원인은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있어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여러 기전의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데, 레카네맙의 단점을 보완할 신약이 나와야 많은 환자의 치료 지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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