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를 더했다... 펜싱 사브르 ‘뉴 어펜져스’, 올림픽 3연패 도전
김정환(41)과 구본길(35), 오상욱(28), 김준호(30). ‘어펜져스(펜싱+어벤져스)’로 불리는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 일원들이다. 이 넷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세 차례 단체 우승을 함께 일궜다. 하지만 세계를 호령했던 4인방은 김준호가 지난 1월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김정환이 부상 등으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되면서 파리에선 볼 수 없게 됐다. 2012 런던, 2020 도쿄(2016 리우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음)에 이어 올림픽 3연패(連覇)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세계 랭킹 1위)은 구본길, 오상욱에 신예 박상원(24)과 도경동(25)이 합류해 ‘뉴 어펜져스’를 꾸렸다.
27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넷은 “새 역사를 써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인 박상원과 도경동은 2012 런던 올림픽 사브르 금메달을 보고 펜싱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런던 키즈’. 도경동은 “런던 금메달 멤버인 구본길 선수와 함께 뛴다는 사실이 지금도 신기하다”며 “세계적으로 덜 알려진 만큼 패기와 열정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겠다”고 말했다. 런던과 도쿄, 파리 올림픽에 모두 참가하는 유일한 멤버인 베테랑 구본길은 “후배들에게 ‘뉴 어펜져스’란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들도 증명을 했기에 당당히 뽑힌 것”이라며 “펜싱 종주국 프랑스에서 개인·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도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막내 에이스’로 3명 중 마지막을 책임졌던 오상욱은 어느덧 대표팀에서 구본길에 이어 둘째 형이 됐다. 이번에도 3번 검객으로 살얼음판 승부에 나설 오상욱은 “최근 마드리드 대회(8강 탈락)에서 박살이 났는데 오히려 우리끼리 더 돈독해지고 초심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과 금메달을 다툴 후보는 전통의 강호 헝가리와 최근 신예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타는 미국 등이다.
여자 에페(세계 2위)와 여자 사브르(세계 3위)도 메달 후보 종목으로 꼽힌다.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여자 에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최인정(34)이 복귀하면서 송세라(31)와 이혜인(29), 강영미(39) 등 도쿄 멤버 그대로 파리 무대에 선다. 최인정은 “다시 돌아와 훈련을 하려니 너무 힘들지만, 이루지 못한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하니 힘들수록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여자 사브르는 도쿄 동메달리스트 윤지수(31) 외엔 멤버가 모두 바뀌었다. 전하영(23), 최세빈(24), 전은혜(27)로 세대교체를 이룬 채 파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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