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기다렸다"…왕에게 초대받은 이에게만 허용된 곳[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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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조명환씨(72) 얼굴에도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곳에 앉아있으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복을 입은 관광객을 볼 수 있다.
인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학부모 오모씨는 "아이가 2명인데 1인당 2개만 예매할 수 있어서 아이 아빠랑 회사에서 사전 오픈날에 동시에 대기하다가 예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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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에서 여기까지 왔어요."
27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이른 아침부터 '경회루 특별관람'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조명환씨(72) 얼굴에도 기대감이 가득했다.
조씨는 "처음에 예약이 꽉 차서 포기했는데 처제가 남은 두 자리를 찾아줘서 겨우 왔다"며 "매번 바깥에서 보다가 직접 경회루 안에 들어오니까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 경복궁관리소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경회루 특별관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매주 화요일, 법정 공휴일, 7월 한달은 휴무다. 참가비는 없고 하루에 4차례(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 4시) 진행하며 문화유산해설사가 동행해 약 40분간 경회루를 소개한다.
인기가 좋아 이번 주 예약이 모두 끝난 상태다. 이날도 부산, 대구, 인천, 포천 등 전국 각지에서 10살 초등학생부터 70대 중년 남성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특별관람에 참여했다.
경회루는 왕실의 큰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으로 1867년에 재건됐다. 바닥 면적은 933㎡(282평). 현존 목조 건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경회루 특별관람의 '백미'는 내부에서 바라보는 바깥 경치다. 2층 누마루에 올라가면 동서남북 방면으로 각기 다른 궁궐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목재들은 액자가 되고 풍경은 명화가 된다. 해설사는 "이 풍경은 조선시대 때 왕의 초대를 받은 사람만 보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쪽에는 인왕산, 동쪽으로는 궁궐이 보인다. 북쪽에는 북악산, 북한산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연못이 있다. 남쪽에는 세종 때 집현전으로 쓰이던 수정전이 내려다 보인다.
이곳에 앉아있으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복을 입은 관광객을 볼 수 있다. 궁궐 지붕마다 설치된 조각상도 볼거리 중 하나다. 소설 서유기에 등장하는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 등으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악귀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인천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학부모 오모씨는 "아이가 2명인데 1인당 2개만 예매할 수 있어서 아이 아빠랑 회사에서 사전 오픈날에 동시에 대기하다가 예약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학부모 홍모씨도 "아이 학교는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경회루 보러 여기까지 왔다"며 "학교 수업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체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0대 장모씨 역시 일주일 전 사이트에 미리 들어가 경회루 특별관람을 예약했다. 장씨는 "요즘 5대 궁궐 투어를 하고 있는데 경회루도 보고 싶어서 왔다"며 "7개월 만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아닌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멋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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