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모이자, 보란듯 대만 찾은 미…엔비디아 젠슨황도 방문
북한은 위성발사 준비, 동북아 정치 시계제로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냉각됐던 중국과 한·일 간 관계가 일부 해빙무드를 맞는 가운데 미국과 대만의 정치·경제적 결속도 강해지는 분위기다. 미국 의원대표단이 대만을 전격 방문했고,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엔비디아의 대만계 미국 CEO(최고경영자) 젠슨 황도 대만을 찾았다.
27일 대만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 6인으로 구성된 미국 의회 대표단이 30일까지 일정으로 전날 대만을 방문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27일 오전 이들을 만나 "대만은 미국과의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힘을 통한 평화'라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국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매콜 의원 역시 국방 관련 추가 협력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라이 총통과 면담 후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직면한 위협에 대해 라이 총통과 매우 직접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지난 며칠간 중국이 한 일은 본질적으로 어떻게 대만을 봉쇄할지에 대한 예고였으며, 핵심은 대만이 이를 억제하기 위한 무기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3일부터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왔다. 라이칭더는 이에 대해 26일 "대만해협에서 파도를 일으키는 어떤 나라도 국제사회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와 동시에 미국 국회 대표단이 대만을 찾아 힘을 실어준 거다.
대만외교부는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와 새 정부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혀 준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매콜 의원 등 하원의원들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대만과 미국이 견고한 전방위 협력 파트너십을 심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도 대만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내용들을 법제화한 '대만관계법' 제정 45주년이다. 존슨 의장이 매콜 의원 등을 대표단으로 파견한 것도 공식적으로는 이 때문이다. 여기에 26일 한일중 정상회담이 개막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지난 20일 라이 총통 취임 이후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북한도 가만 있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27일 새벽 북한이 이달부터 내달 4일 사이 인공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하겠다며 해상 위험구역 세 곳을 설정해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한일중 협력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신냉전구도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북한이 돌발행동을 하면 할수록 거의 유일한 중재자로서 중국의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동북아를 중심에 두고 정치경제적 블록화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AI(인공지능) 붐으로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중국계 CEO 젠슨 황은 26일 아내를 대동하고 대만으로 갔다. 6월 초까지 머물면서 대만 최대 IT행사 중 하나인 컴퓨텍스2024에서 기조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대만 방문 직전인 지난 25일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유산(Heritage)의 날'을 기념해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도 했다.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결속은 여전히 국제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있는 공급망 이슈를 재점화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을 방문 중인 리창 중국 총리도 한일중 3자회담에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중국과 협력해달라"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거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강성 라이칭더 취임 이후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결속이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의 대대적 군사훈련,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 젠슨 황의 공개적 행보가 이어지며 동북아의 정치경제적 상황은 시계 제로로 빠져들게 됐다. 북한의 돌발행동에 대해 한일중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동일한 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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