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고별전도 못 치르고…페냐 짐쌌다, 외국인도 교체하는 한화 'ML 22승' 바리아 영입 임박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감독과 함께 외국인 투수도 교체한다. 펠릭스 페냐(34)를 웨이버 공시하며 하이메 바리아(28) 영입을 앞두고 있다.
한화는 27일 KBO에 페냐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페냐는 지난달 27일 SSG에서 웨이버 공시된 투수 로버트 더거에 이어 시즌 2호 방출 외국인 선수가 됐다.
페냐는 올 시즌 9경기에서 37⅓이닝을 던지며 3승5패 평균자책점 6.27 탈삼진 29개로 부진했다. 지난 15일 대전 NC전에서 2회 손아섭의 강습 타구에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뻗다 손목을 맞고 교체됐다.
다행히 단순 타박으로 큰 부상을 피했고,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고 복귀할 예정이었다. 26일 문학 SSG전 선발투수로 예고됐지만 비로 경기가 취소됐고, 한화는 27일 페냐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며 결별했다.
만약 26일 경기에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페냐의 부상 복귀전이자 고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비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았고, 페냐는 선수단과 함께 대전에 내려와 결별 통보를 받았다. 동료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며 짐을 쌌다.
한화는 지난달 말부터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 준비를 시작했고, 페냐를 교체 대상으로 삼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주무기 체인지업 효과도 떨어졌다. 마지막 4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0.66으로 부진했고, 대체 선수로 바리아가 시장에 나오면서 페냐가 한화를 떠나게 됐다.
페냐는 지난 2022년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왔다. 13경기(67⅔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72개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PTS 기준 평균 시속 146.2km에 달하는 투심 패스트볼로 땅볼 유도 능력을 살리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풀타임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32경기에 나섰다. 팀 내 최다 177⅓이닝을 소화하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3.60 탈삼진 147개로 활약했다. 피칭 디자인을 바꿔 직구 비율을 늘리며 커맨드를 잡았고,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치며 19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뽐냈다.
이 같은 활약과 가치를 인정받은 페냐는 최대 105만 달러에 한화와 2년 연속 재계약했다. 한화에서 3시즌 이상 뛴 외국인 선수는 1999~2006년(2003년 제외) 7년간 장수한 외야수 제이 데이비스, 2011~2013년 투수 데니 바티스타, 2018~2020년 외야수 제라드 호잉에 이어 페냐가 4번째였다.
그러나 3번째 시즌은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 3월24일 잠실 LG전에서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끈 페냐는 30일 대전 KT전까지 2경기 연속 승리로 시작은 좋았지만 이후 구속이 떨어지며 고전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4.8km에서 올해 143.1km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체인지업이 먹히지 않으면서 단조로운 투구 패턴으로 공략당했다.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 영향으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페냐는 5월 이후에도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동반 사퇴하며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한화는 외국인 투수도 교체하며 변화에 박차를 가한다. 앞으로 일주일 사이 다른 팀에서 영입 요청이 없으면 페냐는 남은 시즌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페냐의 빈자리에는 파나마 출신 우완 투수 바리아가 들어왔다.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134경기(62선발·462⅔이닝) 22승32패7홀드 평균자책점 4.38 탈삼진 351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 후 FA로 풀리며 여러 아시아 팀이 관심을 보였다. 한화도 그 중 하나였지만 바리아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에 잔류하면서 영입이 불발됐다.
클리블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바리아는 트리플A 콜럼버스 클리퍼스에서 13경기(1선발·24⅓이닝)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81 탈삼진 27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점대 후반으로 다소 높지만 피안타율(.213), WHIP(1.03) 등 세부 지표는 괜찮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마운드가 워낙 좋아 콜업 기회가 오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팀 평균자책점 전체 4위(3.30)에 올라있는데 특히 불펜은 전체 1위(2.55)로 강력하다. 빅리그 콜업이 쉽지 않았고, 한화가 지속적인 컨택으로 바리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선 구위형 투수가 아니었지만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93마일(149.7km)로 KBO리그에선 충분히 빠른 공이다. 여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를 섞어 더진다. 올해 좌우로 2cm씩 넓힌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에서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높아졌는데 바리아의 주무기가 슬라이더라는 점에서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경력이나 나이, 현재 폼으로 볼 때 지금 당장 데려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투수로 평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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