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마이너스였으니…” 부상에 울었던 KB 1라운더 OH의 반성, 더 이상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지 않다 [MK수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5. 27. 14: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팀에 마이너스였으니 힘들었다.”

KB손해보험 아웃사이드 히터 정동근(29)은 송산고-경기대 출신으로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삼성화재 지명을 받았다. 이후 한국전력을 거쳐 2017년부터 KB손해보험에 몸을 담고 있다.

안정적인 리시브 능력과 준수한 공격력을 가지며 2020-21시즌까지 KB손해보험의 주전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지만 2021-22시즌부터 출전 시간이 줄기 시작했다. 발목과 오른쪽 어깨 파열 부상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22-23시즌 8경기, 2023-24시즌에는 2경기 출전에 그쳤다.

KB 정동근. 사진(수원)=이정원 기자
KB 정동근. 사진=김영구 기자
부상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2024-25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정동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7일 MK스포츠와 이야기를 나눈 정동근은 “잘 준비하고 있다.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는데 많이 좋아졌다. 재활 기간이 길다 보니 지난 시즌을 거의 참여하지 못해 그게 아쉽다. 선수 생활하면서 이렇게 아픈 적이 있었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재활 기간이 많이 힘들었다. 웨이트 훈련을 하다가 다쳤는데, 컨디션 좋을 때 조심했어야 했는데 오버페이스 속에 운동을 하다 보니 다치지 않았나. 많이 힘들었다”라고 했다.

정동근이 재활과 싸우는 동안 팀은 리그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못한 채 울어야만 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5승 31패 승점 21점,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최하위 성적을 거뒀다.

정동근은 “모든 운동선수는 경기를 뛰고 싶어 한다. 그런데 직업이 운동선수인 내가 뛰지 못하니 정말 힘들었다. 또 우리 팀 선수층이 넓지 않은데, 팀에 마이너스가 되어 너무나도 미안했다.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부상 관리도 선수 실력이라면 실력이다. 앞으로 몸 관리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KB 정동근. 사진=KOVO 제공
KB손해보험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던 후인정 감독과 작별하고 스페인 출신의 미겔 리베라 감독을 선임했다. 또 코칭스태프도 다 바뀌었다. 하현용 코치가 유일한 국내 코치다.

정동근은 “아직 길게 훈련을 하지 않아 정확한 스타일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감독님이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지 알고 있다. 운동할 때나 외적으로 선수 개개인의 멘탈리티를 강조하신다. 억압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잘할 수 있게끔 하신다. 무엇보다 야간 운동을 절대 못하게 하신다. 야간 운동에 쓸 체력을 본 운동 시간에 100% 쏟길 바란다. 조금 더 디테일해졌다고 할까”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출전 경기 수가 적다 보니, 몇몇 팬들은 정동근이란 선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또 정동근이 은퇴한 줄 알고 있다고도.

그는 “이번 비시즌 무언가 감회가 새롭다”라며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나를 모른다. 처음에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웃음). 그래서 나의 가치를 올리고 싶다. 팀에 좋은 에너지를 주고,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내 가치도 올라가고 팀도 올라간다”라고 힘줘 말했다.

KB 정동근. 사진=김재현 기자
30대에 접어드는 시점에 선 정동근은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해야 될 것 같다. 예전에는 막 집착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욕심을 더니 편하다. 앞으로는 다치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동근은 “늘 ‘다치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지켰던 시즌이 없다. 거짓말쟁이가 된 기분이었다”라며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후배들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팀이 원팀으로 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싶다.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윤)서진이, (권)태욱이가 신인이지만 배울 점이 있다. 내 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경기를 많이 못 뛰었는데 불만은 없다. 앞으로도 지금껏 오버하지 않고 팀에 도움을 주는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동근은 데뷔 9년차지만 아직 주관 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팀의 승리도 이끌고, 자신도 번뜩이는 활약을 보이며 당당히 카메라 앞에 설 정동근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KB 정동근. 사진=KOVO 제공
KB 정동근. 사진=KOVO 제공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