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투더스페이스]⑪ "우주청, 규제기관과 민간기업 가교 역할해야"(끝)

박정연 기자 2024. 5. 27. 14: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편집자주] 5월 27일 처음으로 한국 우주개발을 전담하는 정부 기관인 우주항공청이 출범합니다. 누리호와 다누리 성공 이후 우주 비즈니스에 대한 열망이 뜨겁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우주산업은 2030년 5900억달러(약 8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열악한 환경에도 미래 우주시장 개척에 묵묵하게 발걸음을 디뎌온 국내 우주기업들을 만났습니다. 우주항공청 설립에 대한 기대감, 우주 비즈니스에 대한 다이내믹한 도전을 연속으로 게재합니다.

"우주산업이 연구개발(R&D)에서 산업화 단계로 나아가는 데는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업이 기술을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규제적 어려움을 보완하기 위한 논의 기구가 필요합니다.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우주항공청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 주길 바랍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과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주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우주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기존 우주개발 R&D의 기본적인 지침이 되는 과학기술혁신법은 기업이 아닌 기관들을 중심으로 짜여진 측면이 있다"며 현 정책 하에선 기업들이 적극적인 R&D에 뛰어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지식재산권을 예로 들었다. 현행 법령에선 R&D에 참여한 기업들이 지재권을 가져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이번에 개청할 우주항공청이 관련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각종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중간기관으로 역할해 줄 것을 기대했다.

이 상무는 "앞서 국방 R&D 분야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이 있었는데 방위사업청이 신설되면서 기업들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전달됐고 기업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안다"며 "5년, 10년을 내다보고 수립돼야 하는 우주정책이 산업화에 적합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규제기관과 민간기업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우주개발 경쟁에서 산업화를 담당할 민간기업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R&D 역량을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상무는 "진정한 의미의 우주 산업국이 되기 위해선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며 "기술 확보 단계에선 민간과 정부가 상호 협력하지만 이후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민간기업이 안정적인 산업화 역량을 갖추기까지 일정 기간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주 사업이 초기에 자리잡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요가 창출돼야 한다"며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더 적극적인 인력과 자금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언급하며 "발사 일정이 제한된 만큼 제조에 참여한 기업이나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상호 협력하고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다소 아쉽다"고 전했다. 발사체의 일정이 비어있는 기간 동안 정부가 기업들이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고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상무는 향후 10~20년 이내에 우주 산업국의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우주기업들은 우주산업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빠르게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사업 계획은.

"한화에어로시스템,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각 사의 역량에 맞춰 역할분담을 하고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발사부터 탐사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위성 발사시스템 역량을 더 강화하고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다."

Q. 지난해 발사된 '누리호'의 후속 연구개발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 현재 누리호의 발사비용은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엔진의 성능을 높이고 외장재를 경량화하는 등 본체의 무게를 줄여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누리호 고도화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Q. 우주기업이 인재 확보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진행한 공개채용에선 100명 이상의 인원을 채용했다. 우주산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한국은 항공우주 전공자들의 저변이 넓지 않다. R&D 쪽은 석사 이상의 학위가 필요한데 인원 자체가 많지 않다. 우주기업들이 겪을 인력난은 이 분야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더욱 시급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