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누벨칼레도니서 시위 속 비상사태 해제키로…"대화 의지"

▲ 검은 연기 피어오르는 누벨칼레도니 수도 누메아

프랑스 정부가 남태평양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에 선포했던 비상사태를 연장하지 않고 예정대로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 시간으로 27일(현지시간) 저녁 8시, 누벨칼레도니 시간으로 28일 오전 5시에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당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는 누벨칼레도니에서 소요 사태가 이어지자 누벨칼레도니 시간으로 지난 16일 오전 5시부터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공공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해 가택 구금과 수색, 무기 압수, 이동 제한 등 소요 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비상 권한이 당국에 부여됩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비상사태 해제가 "구체적이고 진지한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친독립세력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누벨칼레도니에서 반정부 시위와 도로 점거가 계속되고 있어 헌병 48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합류하면 누벨칼레도니에 배치된 프랑스 보안군과 경찰 수는 3천500명으로 늘어납니다.

앞서 프랑스는 개헌을 통해 누벨칼레도니의 유권자를 늘리려 했고 독립을 요구하는 원주민 카나크족과 주민들은 지난 13일부터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민간인 5명과 헌병 2명 등 총 7명이 사망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3일 누벨칼레도니를 방문해 유권자 확대안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며 관련 당사자 간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더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누벨칼레도니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치단체 카나크 사회주의 해방전선(FLNKS)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저항을 유지해야 한다"며 "위기를 끝내려면 개헌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를 주도하는 '현장 행동 조정조직'(CCAT)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로 봉쇄를 계속하겠다며 강경 노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