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채상병 실종 뒤 임성근 “애들 언론 접촉 안 돼…트라우마 나중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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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순직사건'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당시 수중수색을 원했던 정황이 담긴 녹취가 드러났다.
해병대 간부 등의 진술을 보면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하루 전인 지난해 7월18일 저녁 8시께 화상 원격회의를 주관하며 "위에서 보는 것은 수색 정찰이 아니다",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바둑판식으로 찔러 보면서 찾아야 한다" 등의 질책과 압박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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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단장 “사단장님 몇 중대로 안내하면 되냐” 묻자
대대장 “물 속 들어간 거 보려면 간방교로 가셔야”
사고 뒤 임 사단장 “애들 관리돼야” 파장 축소 급급
‘채 상병 순직사건’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당시 수중수색을 원했던 정황이 담긴 녹취가 드러났다. 수중수색은 채 상병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꼽힌다.
한겨레티브이(TV)는 26일 ‘고 채 상병 죽음의 공동정범’을 통해 채 상병이 숨진 지난해 7월19일 아침 6시20분께 해병대 1사단 산하의 7여단장 박아무개 대령과 포7대대장 이아무개 중령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박 대령은 “사단장님이 (오늘) 너희 1개 중대 보신다고 하셨는데 몇 중대로 안내하면 되냐”라고 묻자 이 중령은 “그 물속에 좀 들어가 있는 거 보려면 간방교 일대로 가면 될 거 같다”라고 답변했다. 임 전 사단장과 박 전 여단장은 최근까지 수중수색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두 사람의 통화를 들어보면 임 전 사단장과 박 전 여단장, 이 전 대대장 모두 수중수색을 전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중수색’을 언급한 이 전 대대장은 전날까지 ‘수중’은커녕 ‘수변’수색에도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앞서 보도된 지난해 7월18일 아침 6시11분 포병대대 간부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보면, 이 전 대대장은 “수변일대 수색이 겁난다. 물이 아직 깊다. 사진 보내 드려 보겠다” 등의 글을 올린 바 있다. 같은날 이 전 대대장은 박 전 여단장과의 통화에서도 “비가 많이 와서 (수색대원들에게) 잠깐 차에 타 있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현장이 위험해 물가(수변)에 접근하는 것도 위험하다는 판단이 깔린 대화다.
이런 인식을 가졌던 이 전 대대장이 임 전 사단장 시찰 장소로 ‘수중수색’ 중인 중대를 추천한 것은 ‘적극적인 실종자 수색 지시’ 등 상부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해병대 간부 등의 진술을 보면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하루 전인 지난해 7월18일 저녁 8시께 화상 원격회의를 주관하며 “위에서 보는 것은 수색 정찰이 아니다”,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바둑판식으로 찔러 보면서 찾아야 한다” 등의 질책과 압박을 했다고 한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이 숨진 날 아침 해병대1사단 공보정훈실장이 카카오톡으로 해병대 활동상을 다룬 사진과 기사를 보내자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루어졌구나”(아침 7시4분)라고 답했는데, 첨부된 사진에는 해병대원들이 허벅지 높이까지 물에 들어가 수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전 대대장 변호를 맡은 김경호 변호사는 “사단장과 7여단장은 경북청 수사 이후 하나같이 ‘수중수색’ 인식도 지시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녹취로 또 한번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임 전 사단장이 수중수색을 인지한 정황은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채 상병 실종 직후 소속 부대장인 이 전 대대장은 임 전 사단장에게 “높은 깊이까지, 삽으로 밑을 물 바닥을 긁다 보니까 지반 무너지면서 빠졌다”고 보고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현재 상태는 어떻냐”, “그 친구가 수영은 할 줄 아냐” 등의 질문만 했다. ‘높은 깊이’의 수중까지 수색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후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은 “(생존장병들) 지금 다 어디 있냐. 얘들 언론 이런 데 접촉이 되면 안되는데…하여튼 트라우마 이런 건 나중 문제고 애들 관리가 돼야 하거든”이라며 파장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기도 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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