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사 먹을 수 있어" 뛰는 민희진 위에 나는 무속인 '지영님 0814'의 정체

김지현 기자 2024. 5. 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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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에게 의지해 경영을 맡겼다."

티브이데일리는 민 대표와 무속인 '지영님 0814'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입수, 내역을 그대로 재구성 했다.

민 대표와 '지영님 0814'는 풋옵션 등 하이브의 보상액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눴다.

'지영님 0814'는 민 대표에게 하이브가 제시한 풋옵션 조건 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시하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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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무속인에게 의지해 경영을 맡겼다.”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신청’에 대한 공개 심문 기일을 열었다. 양측의 날 선 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들린 낯선 단어 ‘무속인’.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특정 무속인과 경영을 논의하고 결정했다며 이 역시 해임 사유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1973년생 여성인 무속인 이 모씨의 닉네임은 ‘지영님 0814’다. 이 씨는 민 대표가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모 법당을 운영하고 있다.

티브이데일리는 민 대표와 무속인 ‘지영님 0814’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입수, 내역을 그대로 재구성 했다.

3년 여 전인 2021년 3월 24일, ‘지영님 0814’는 민 대표에게 ‘3년 만에 기업 합병이 되는 것 처럼 회사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와 갈등을 수면 위로 노출 시킨 건 올해 4월. 시기가 정확히 일치한다.


3년 전 ‘지영님 0814’와 민 대표가 나눈 문자다. 2021년 4월은 민 대표가 하이브 CBO(기업브랜드총괄책임자)로 입사한 때다. 문자에 따르면 민 대표는 입사와 동시에 무언가를 ‘갖고 싶다고 느꼈다.' 그 시기는 2024년 4월이고, 갖고 싶은 것은 자신만의 레이블이다.


민 대표는'지영님 0814'를 통해 자신의 사망한 여동생과 대화한다고 믿었다. ‘지영님 0814’는 혼령의 말을 빌어 민 대표 옆에서 일하고 싶다며 일자리를 청탁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지원자는 채용이 진행되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타 회사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영님 0814’는 예상 보다 깊이 어도어의 경영에 개입했다. 민 대표와 ‘지영님 0814’는 풋옵션 등 하이브의 보상액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눴다. ‘지영님 0814’는 민 대표에게 하이브가 제시한 풋옵션 조건 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시하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민 대표는 ‘지영님 0814’에게 솔직한 속내를 자주 얘기하곤 했다. "회사를 이렇게도 먹을 수 있구나 싶다" ▶걸그룹 뺏어오기 ▶20배로 뻥튀겨서 협상 받아내기 등 자신만의 은밀한 계획을 털어놨다. 문자에서 언급된 걸그룹은 뉴진스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민 대표는 무속인에게 걸그룹(뉴진스)을 뺏어오는 것과 (풋옵션)20배 중 무엇을 하이브에 양보해야 하는지도 물었다. 지영님 0814’의 대답은 풋옵션 20배.

민 대표는 둘 다 포기하지 않았다. 하이브에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권리를 달라고 요청했고, 13배로 계약한 풋옵션은 그 이상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하이브의 거부로 결렬됐다.

민 대표가 무속인의 말을 신뢰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무속인의 사적 의견이 경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더욱이 그 기업은 K팝의 상징들이 몸 담고 있는 하이브 레이블이다.

어도어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일까. 아니면 뛰는 민 대표 위에 나는 ‘지영님 0814’일까.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그래픽=김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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