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고민하셨다”…최원호 한화 감독 사퇴 막전막후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5. 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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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 최원호 감독은 일찌감치 한화 이글스 사령탑에서 물러날 것을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27일 자진 사퇴했다”며 “최원호 감독은 지난 23일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해 자진 사퇴가 결정됐다.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최원호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퓨처스(2군) 팀 사령탑으로 한화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해 중반에는 한용덕 전 감독이 사퇴하자 감독 대행을 맡아 39승 3무 72패의 성적을 거뒀다.

한화와 결별하는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빠르게 한화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손혁 단장. 사진=김영구 기자
이후 퓨처스 감독으로 복귀한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대신해 정식 감독으로 부임, 다시 한 번 1군 팀의 지휘를 맡았다. 그해 잔여 113경기에서 47승 5무 61패를 올리며 최종 9위를 마크,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지속됐던 최하위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한화다. 적극적인 투자를 한 까닭이다. 이미 2023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채은성을 영입했던 한화는 비시즌 동안 베테랑 자원들인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을 품에 안았다. 여기에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202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마저 복귀시키는데 성공했다.

시즌 초반은 좋았다. 개막전 포함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 단독 선두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선발 자원 김민우, 주전 유격수 하주석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류현진도 4월 한정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한화는 6승 17패로 잔인한 4월을 보내야 했다. 이때부터 최원호 감독은 자진 사퇴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자진 사퇴를 고민했던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한화를 떠나는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손혁 한화 단장은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최원호 감독이) 4월부터 힘들다고 하셨다”며 “4월 말 팀이 서서히 떨어질 때 ‘그만해야 되나’라는 말씀을 하셨다. 사실 많이 힘드실 수 밖에 없으셨을 것이다. 고민을 계속 하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한화의 최하위 추락은 최원호 감독의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손 단장은 “계속 힘들어하셨는데, 팀이 10위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이야기를 또 나눴었다”며 “이후 26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을 때 다시 면담했고, (자진 사퇴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흐르지 않은 현재 한화는 21승 1무 29패로 8위를 마크 중이다. 벌써부터 포기할 시점은 아니다. 일단 새 감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책임감이 막중해진 손혁 단장. 사진=김영구 기자
프런트 수장과 현장 책임자가 한꺼번에 떠나 책임감이 막중해진 손혁 단장은 “대표이사님까지 같이 나가신 상황이다. 새로운 대표님도 오셔야 한다”며 “지금 (감독 선임) 기준을 딱 말씀드릴 수는 없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니 팀도 잘 추스리고 구단 목표도 이뤄주실 분을 모실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손 단장은 “내부적으로 최대한 빨리 (감독) 리스트업을 하려 한다. 그런 뒤에 차근차근 진행하려 한다. 그동안은 팀을 제일 잘 아는 정경배 수석코치가 이끌 것이다. 잘 부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손혁 단장은 “나보다 (최원호) 감독, 대표이사가 더 괴로웠을 것이다. 내가 더 잘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한화 팬 여러분 및 박찬혁 대표이사, 최원호 감독에게는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고개를 숙인 뒤 “팀이 빨리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는 외국인 투수 교체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새 적임자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 우완투수 하이메 바리아를 낙점한 이들은 이번 주 내로 영입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화는 반등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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