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작품 5년째 배급… 칸 영화제 최고 승자는 ‘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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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올해도 최고의 승자는 북미 중소 배급사 '네온'이었다.
네온이 배급한 영화 '아노라'(감독 숀 베이커)가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네온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무려 5회 연속 배급한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고 촬영했다는 혐의 등으로 자국에서 징역 8년 및 채찍질형을 선고받은 이란 감독 모하메드 라술로프의 '성스러운 무화과 씨앗'의 배급사도 네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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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형 이란 감독 영화도 선점
25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올해도 최고의 승자는 북미 중소 배급사 ‘네온’이었다. 네온이 배급한 영화 ‘아노라’(감독 숀 베이커)가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네온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무려 5회 연속 배급한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네온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The Dream Team(꿈의 팀)”이라며 숀 베이커 감독부터 봉준호 감독까지 5명의 감독 사진을 올려 자축했다. 올해 수상작 ‘아노라’부터 2023년 ‘추락의 해부’(감독 쥐스틴 트리에), 2022년 ‘슬픔의 삼각형’(감독 루벤 위스틀룬드), 2021년 ‘티탄’(감독 쥘리아 뒤쿠르노), 그리고 2019년 ‘기생충’까지. 코로나19로 시상식이 열리지 않았던 2020년을 제외하고, 6년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모두 네온의 차지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고 촬영했다는 혐의 등으로 자국에서 징역 8년 및 채찍질형을 선고받은 이란 감독 모하메드 라술로프의 ‘성스러운 무화과 씨앗’의 배급사도 네온이다. 이 영화는 특별각본상을 받았다.
2017년 영화광인 톰 퀸(사진)과 톰 리그가 공동 창업한 네온은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할리우드 거대 배급사 사이 ‘작은 거인’이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자본력’을 ‘영화력’으로 메워왔다.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콜걸 아노라(마이키 매디슨)가 러시아 백만장자의 아들 이반을 만나 결혼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는 내용의 ‘아노라’만 해도 거대 배급사들이라면 난색을 표할 설정. 그렇지만 네온은 냉혹한 현실을 따스하게 바라보면서도 결코 동화적으로 그려내지 않는 감독의 뚝심을 믿었다.
이처럼 유망한 감독을 선점하고, 이들을 신뢰하는 전략이 네온의 영업비밀이다. 봉준호 감독의 경우, 퀸이 네온을 설립하기 이전부터 인연을 이어갔다. 2006년 ‘괴물’로 봉 감독과 처음 만난 후 ‘마더’, ‘설국열차’ 등 배급에 함께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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