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영입해주면 감독하겠다' 콘테, '나폴리 프로젝트'에 흥미... "3년 계약 유력, KIM+루카쿠 선수 영입 요구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7일(한국시간) "나폴리는 콘테 감독에게 2027년 6월까지 구단 최고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제안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계약과 관련된 주요 세부 사항은 다음 주에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나폴리 회장과 논의될 예정이다"라며 "콘테 감독은 나폴리로 향할 가능성을 열어놨고 구단 프로젝트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복수 매체들은 콘테 감독이 나폴리와 3년 계약에 800만 유로(약 118억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콘테 감독은 지난해 3월 토트넘과 '안 좋게' 이별한 뒤 야인 생활을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2021년 시즌 도중 토트넘에 부임해 당시 리그 8위였던 팀을 4위로 끌어올리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부임 2년 차에 토트넘이 UCL 16강에서 탈락하고 리그 4위 밖으로 밀려나자 입지가 불안해졌다. 급기야 콘테 감독이 시즌 말미에 공식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의 수뇌부와 운영 정책을 비판하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상호 합의 하에 토트넘 감독에서 물러나고 고국 이탈리아로 떠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콘테 감독은 나폴리와 지난해부터 계속 연결되고 있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3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가 올 시즌 김민재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낸 뒤 추락을 거듭하자 콘테 감독에게 구애를 보냈다.
시즌 초반 콘테 감독은 나폴리행을 부인하 바 있다. 지난해 10월 그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영향력 있는 한 팀에 부임할 거라는 소문이 계속 들린다. 하지만 난 계속 가만히 있고 싶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이탈리아 '디 마르지오'도 "콘테는 당분간 계속 자유를 누릴 것"이라며 나폴리에 부임할 가능성을 낮게 예상했다.
나폴리 소식을 전하는 이탈리아 '아레나 나폴리'에 따르면 콘테는 데 로렌티스 회장에게 선수 영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콘테는 영향력 있는 선수를 원하고 있다. 로멜로 루카쿠(AS로마)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잔루카 스카마카(아틀란타)를 원한다. 또 토트넘 시절 좋아했던 데얀 클루셉스키(토트넘)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의 복귀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김민재의 복귀가 우선이고 피오렌티나의 센터백 루카스 마르티네스 콰르타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 이적생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을 내준 김민재는 지난 1일 레알 마드리드와 UCL 4강 1차전에서 두 골이나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더욱 비난 받았다. 전반 24분 자리를 지키는 대신 튀어나오는 수비를 펼친 탓에 토니 크로스의 전진패스에 뒷공간이 뚫렸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놓치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또 뮌헨이 2-1로 리드한 후반 37분 레알 호드리구를 무리하게 잡아끄는 수비로 페널티킥(PK)을 허용했다. 결국 뮌헨은 2-2로 비기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경기 직후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수비를 공개적으로 질책할 정도였다. 그는 "김민재가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욕심이 과했다. 공격적으로 나가지 말았어야 했다"며 "PK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잘못된 위치에 있었다. 또 욕심을 부렸다"고 말했다. 축구전문 90MIN도 "김민재는 비니시우스의 선제골 당시 자리를 비웠다. 또 비니시우스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호드리구를 잡아끌어 PK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김민재의 높은 이적료를 비꼬기도 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끈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해도 5000만 유로(약 740억 원)에 달했다. 김민재와 함께 비판을 받은 우파메카노의 이적료도 4350만 유로(약 640억 원)로 상당히 높다.
헬머는 "좋은 투자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김민재, 우파메카노의 실수가 너무 많다"며 "UCL 준결승에서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 여러 번이나 실수를 했으면 안 됐다. 두 선수 모두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이 아니다. 김민재가 그 전에 많이 뛰었던 적게 뛰었든 간에 이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이적료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김민재가 올 시즌 주전에서 제외되자 세리에A 명문 인터밀란과 나폴리의 이적설이 퍼지기도 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밀란이 김민재를 주시하고 있다. 인종차별 발언 혐의로 징계를 받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대안으로 김민재를 가장 먼저 영입리스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인터밀란은 올 시즌 세리에A 우승팀이다. 현 세리에A 최강 인터밀란이 김민재를 주저 없이 주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때문이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든든한 수비를 발판 삼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다. 이적 첫 시즌이자 빅리그 무대 첫 경험이었지만 적응기조차 필요 없이 리그 초반부터 끝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했다.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패스 정확도 91%, 걷어내기 122회, 태클 시도 55회, 가로채기 41회 등 거의 모든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트피스 상황 등에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 2골2도움을 올렸다.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그 '올해의 수비수'와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김민재가 나폴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뮌헨에서 경쟁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축구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지난 4월 자신의 SNS에 "김민재가 현재 상황을 만족하지 않지만 다가오는 여름 이적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본인 진가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또 뮌헨에서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계약은 2028년까지 유효하다"고 전했다. 독일 '스포르트 빌트'도 최근 "현재 김민재는 교체 멤버로 밀려났지만 뮌헨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다음 시즌 새 감독 체제에서 다시 주전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여름 이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재가 잔류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유럽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그를 눈여겨 보는 팀들과 감독들이 생겨나고 있다. 나폴리가 높은 이적료로 뮌헨을 설득한다면 여름 이적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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