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청년, 가족 없을 때만 방에서 나와” 美가 조명한 한국 은둔형 외톨이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고 살아가는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아시아의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외신이 집중 조명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위축되는 삶: 일부 아시아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물러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 나라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다뤘다.
CNN에 따르면 한국인 성오현(32)씨는 다양한 이유로 약 5번 정도, 총 2~3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다.
성씨는 27세에는 직장을 그만둔 후 은둔 생활을 했다. 그는 “일을 잘 못 한다, 실수를 한다 등 부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었다”며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실망했고, 너무 우울해졌고, 다시 일할 자신감도 잃어서 그냥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했다.
당시 성씨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가족을 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가족이 집에 없을 때나 자고 있을 때만 방에서 나와 밥을 먹었다. 이외에는 화장실을 갈 때만 방을 나왔다.
그는 “부모님이 출근하시는 소리, 사람들이 깨어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9∼34세 인구 중 2.4%가 은둔형 외톨이로 추정된다. 전국적으로 24만4000명 규모다.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은둔 청년의 증가와 관련 “최근 청년들은 비판에 민감하고 지나치게 자기 비판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매우 낙담하고 불안해한다”고 분석했다.
35세부터 5년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다는 한 일본 남성은 부모 병간호를 위해 도쿄에서 고향인 후쿠오카로 이사를 했다. 이후 부모를 돌보고 재정 문제도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고 결국 침실에 틀어박히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침실에 틀어박혀 있었다”며 “아무것도 할 힘이 없어서 하루 종일 거의 잠만 잤다”고 했다.
그는 아내의 도움으로 조금씩 집안일을 하게 됐고, 게임과 유튜브 영상 시청, 식물 키우기 등으로 활동을 넓히면서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1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직장을 잃거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후 히키코모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토 다카히로 규슈대 부교수는 “남자아이들에게 나가서 열심히 일하라고 압력이 가해진다”며 특히 일본 남성들이 사회적 고립 위험에 처해있다고 했다.
CNN은 “아시아 전역의 정부와 단체들이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재진입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과제는 많은 국가가 인구 노령화, 노동력 감소, 출산율 저하, 청소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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