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짝 웃은 한국 유도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2024. 5. 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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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로 6년 만에 ‘노골드’ 수모 벗고 종합 3위
김민종, 39년 만에 남자 +100㎏ 정상 되찾아
허미미, 29년 만에 여자 -57kg 금메달 쾌거 이뤄
방심은 금물…2개월 남은 파리 올림픽 대비해야
지난 66년간 금32, 은9, 동66 등 메달 107개
한국 유도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난 6년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유도가 24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폐막한 국제유도연맹(IJF) 2024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참가 107개국 가운데 일본, 조지아에 이어 종합 3위에 올라 제자리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4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100㎏과 여자 -57㎏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민종(오른쪽)과 허미미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유도는 2018년 이후 4차례의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년 리우 올림픽,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26일 귀국한 한국선수단은 남자 +100㎏ 김민종(24·양평군청)과 여자 -57㎏ 허미미(22·경북체육회)가 금메달을, 남자 -60㎏ 이하림(27·한국마사회), 남자 -81㎏ 이준환(22·용인대), 여자 +78㎏ 김하윤(24·안산시청)이 각각 동메달을 땄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1958년 처음 참가한 제2회 세계선수권대회(도쿄) 이후 지난 66년간 금 32개, 은 9개, 동 66개 등 모두 107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김민종은 남자유도 최중량급인 100㎏ 이상급에서 조용철(당시 24세·현 대한유도회장)이 1985년 서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39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여자 유도도 재일교포인 -57㎏ 허미미가 1995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6㎏ 조민선과 -61㎏ 정성숙이 우승한 이후 29년 만에 쾌거를 이루었다.

김미정, 황희태 대표팀 사령탑 역할 돋보여
한국 유도의 이 같은 성과는 1991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의 김미정(53) 여자팀 감독과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황희태(46) 남자팀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국 유도의 이번 대회 성과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 결과와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김민종은 지난해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쿄 그랜드슬램, 올 1월의 포르투갈 그랑프리, 2월의 파리 그랜드슬램 등에서 모두 은메달에 그치는 등 ‘결승징크스’에 시달려 왔다.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체코의 루카스 크르팔레크를 모로걸기 절반으로 꺾은 뒤 결승에서는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조지아의 구람 투시슈빌리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제압해 완벽한 우승을 끌어냈다.

그러나 2월 파리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김민종을 꺾었던 프랑스 유도의 간판스타 테디 리네르(35)가 이번 대회에 불참, 김민종의 우승에 아쉬움을 남겼다.

리네르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에서 올림픽 2연패를 이루었고 도쿄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는데 파리 올림픽 준비를 위해 이번 대회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종, 도쿄올림픽 1·2위 확실히 제압
김민종이 2024 세계선수권 남자 +100㎏ 우승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대한유도회 제공
비록 리네르가 불참했지만, 김민종이 올림픽과 맞먹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것도 최중량급에서 우승한 것은 한국 유도의 장래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아울러 39년 전인 1985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홈 매트의 이점을 누렸던 조용철의 우승보다 훨씬 값지다는 평가다. 당시 조용철은 결승에서 198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1984년 LA 올림픽 우승자인 일본 유도의 영웅 사이토 히토시(斉藤 仁 1961년생)에게 기권승을 거두었다.

조용철이 선 자세에서 팔꺾기를 시도, 사이토의 팔이 탈구되는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한 것. 당시 일본 벤치는 조용철이 반칙을 범했다고 강력히 항의했으나 주최측인 IJF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현장을 지키고 있었던 필자에게 1967년 도쿄 유니버시아드 은메달리스트로 동아대 유도부를 지도하던 정삼현 감독은 “선 자세에서 팔꺾기를 하면 반칙이다”고 지적했다.

대회 장소가 일본 또는 제3국이었으면 조용철이 반칙패를 당할 수 있었던 상황임을 시사한 것. 사이토는 이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등에서도 조용철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뒤 은퇴했다.

김민종이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조용철보다는 경쟁자들을 확실히 누르고 세계를 제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장래도 촉망받는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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