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대비가 인도 화재 참사 불렀다…“소방관 필요 인원의 11%뿐”

구자룡 기자 2024. 5. 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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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25일(현지시각) 대형 놀이공원과 신생아 병원에서 잇따라 화재 사건이 발생해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지난 10년 동안 화재가 발생한 인도 전역의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 절반이 안전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

한 주에서는 신생아 치료실에서 화재로 인해 10명의 아기가 사망한 뒤에도 주 병원의 80% 이상이 화재 안전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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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두 건 화재로 최소 34명 사망
소방서, 인력, 장비 3가지 모두 부족
“소방 안전, 도시화 속도 따라가지 못한다”
[구자라트=AP/뉴시스] 25일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 4명 포함 최소 27명이 사망한 인도 구자라트주의 라지코트 놀이공원 화재 현장 주변에 소방차가 집결해 있다. 철과 알루미늄 구조물이 화재로 무너져 내렸다. 2024.05.2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인도에서 25일(현지시각) 대형 놀이공원과 신생아 병원에서 잇따라 화재 사건이 발생해 최소 34명이 사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인도의 해묵은 소방 안전 불감증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수도 뉴델리의 신생아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신생아 7명이 목숨을 잃었다. 2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지만 신속한 대피와 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병원은 주거용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웃 주민들은 대형 산소통을 차에서 내리기 위해 트럭이 병원 바깥 도로를 막는 일이 잦았다고 말했다. 25일 화재 때도 산소통이 터지면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이날 서부 구자라트주 라지코트의 놀이공원에서도 여름 방학의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무제한 플레이 할인 혜택을 누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로 붐빌 때 화재가 발생했다.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상당수는 신원을 알아 볼 수 없도록 불에 탔다고 현지 경찰은 말했다.

이 놀이공원은 소방서의 허가 증명서나 화재에 대비한 장비, 대응 매뉴얼도 거의 없거나 부족했다.

NYT는 이같은 참사가 발생하면 정치 지도자들이 신속하게 조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경찰은 관련자를 체포하지만 정작 오랫동안 나온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한 경고에 대한 대비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세계 인구 1위국이 된 인도는 전역에서 건물 안전 규정 준수가 미흡한 데 특히 소방 분야에서는 소방서 숫자, 인력, 장비 가 부족하고 지역적으로 격차도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대형 재해가 발생한 뒤에도 후속 조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 자체 정부 감사에서도 지적되는 실정이다.

인도 정부 통계에서 매일 20명 이상이 화재 관련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혼잡한 도심에서 발생하는 많은 화재도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전직 뉴델리 소방서장 RC 샤르마 씨는 “화재 안전 대비가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에 소화전이 부족한데 식수도 24시간 공급하지 못하는데 24시간 소방용수를 공급할 생각도 못한다”고 말했다.

2019년 인도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에 필요한 소방서 숫자는 8559개지만 현재 3377개에 불과하다.

인력과 장비 부족도 심각하다. 소방대원은 50만 명 가량이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한 인원은 필요인원의 11%인 5만 5000명이다. 소방차는 3만 3000대가 필요하지만 보유 차량은 7300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화재가 발생한 인도 전역의 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 절반이 안전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 사립병원과 공립병원이 차이가 없었고 화재 원인의 90%는 합선이었다.

한 주에서는 신생아 치료실에서 화재로 인해 10명의 아기가 사망한 뒤에도 주 병원의 80% 이상이 화재 안전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절반은 소방 훈련도 하지 않고, 화재 안전 인증을 받은 곳은 소수에 불과했다.

SA 아바시 폰디체리대 명예교수는 “과실과 태만함은 예외가 아닌 일상적인 표준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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